APEX 치과기공소 소장 박봉곤

참 솔직하다. 그가 치기공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치기공학과가 돈 많이 번다해서”였단다. 그리고 학과를 알리는 팸플릿의 하얀 가운이 멋있어 보여서 2지망을 치위생과로 하려했는데 당시에는 남자는 지망할 수 없는 과여서 못했다고. 독자들이 웃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에서 저런 단순한 이유로 어떤 선택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신구대학을 졸업하고, 7~8년 기공소와 병원기공실에서 일하다가 좋은 기회가 생겨 캐나다로 1년간 유학을 했다. “막걸리 족발이 그리워 돌아왔다”고 한다.

전세금 빼서 치기공소 차려
그는 큰 체격에 서글서글한 생김새와 성품을 가졌다. 치기공일 7년째인 33살, 30대 초반에 기공소를 차렸다. “전세금 빼서 저질렀다”고. 라디오도 안 나오는 그런 동네에서 자신과 그의 아내 둘이서 시작했다. 치기공소는 급성장했다. 몇 개월 되지 않아 직원을 더 뽑아야 할 정도가 된 것. 일이 너무 많아져 일을 의뢰해 오는 병원에 좀 더 자리가 잡히면 주문을 받겠노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영업을 어떻게 하길래 그러냐고 물었다. “영업은 거의 안 한다”고. “운이 좋았다”고 대답했다. 병원기공실에서 일할 때 사귀어 놓은 병원 원장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중 한명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 일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어머니 치아에 대한 기공을 그에게 맡긴 것. 만들어 준 보철물이 단 한 번의 수정도 없이 바로 맞아버려 그 병원 원장이 그의 기공소에 일을 맡기게 된 것이 발전의 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그 병원 갔다 오다가 근처 병원을 소개 받고 또 그 근처 병원을 소개 받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게 운이라고 그는 말하지만 그의 생김생김과 성품 때문 아닌가 생각된다. 커다란 체격에 스포츠형으로 깍은 머리는 얼핏 보면 조직원 느낌이 나지만 눈을 보며 대화를 하다보면 그냥 듬직하다는 생각이 금방 들게 된다. 솔직함이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야근을 시키기보다는 사람을 더 쓴다
그는 가능하면 직원들을 7시 이전에 퇴근을 시킨다. 늦은 시간까지 하면 작업량이야 많을지 모르지만 기공물의 질은 떨어지게 돼 있다고. 야근을 시킬 바에는 사람을 더 쓰겠다고 말했다. 옥상에 방 만들어 놓고 합숙하는 식의 일하는 방식은 옛날에나 그러던 거라고.
후배들에게 기본을 중요시 하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너무 최신의 기술들 최고의 기술들만 배우려고 하지 말고 빌드업 하기 전의 과정부터 하나씩 쌓아 올라가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폭넓고 탄탄한 기술이 쌓인다”고, “꼼꼼히 차근차근 가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기공소 사정이 좀 더 나아지면 탁구대라도 놓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취미생활을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직원들이 좀 더 여유 있고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미는 수영이다. 겨울에는 스키를 탄다. 매니아라 매주 토요일 밤새 타고 일요일 아침까지도 탄다고.

김형욱 기자 khw@dental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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