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의료봉사재단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은 구순구개열 수술봉사 때문이었다. 간호대학을 다니던 어느 날 구순구개열 수술봉사를 다녀온 교수님의 강연을 듣던 나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고 구순구개열 수술봉사를 하며 살고자 다짐했다. 그러한 마음가짐 이후로 수술봉사단체를 찾다가 국내외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치과진료봉사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의료봉사재단을 만나게 되었다”
 

서울재단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던 중 서울의료봉사재단의 2018베트남 호치민 의료봉사단의 봉사계획을 접하였고, 서울스마일팀과 함께 수술봉사를 떠나게 되었다. 서울재단 수술팀은 2001년 필리핀에서부터 시작한 구순구개열 안면기형 수술봉사를 2009년 외교부 산하 정식 사단법인을 설립하면서 일반 치과진료까지 확대했다. 그동안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에서 계속 봉사를 해왔으며 베트남에서는 5년째 호치민시와 꽝남성의 땀끼시에서 수술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서울의료봉사재단 서울스마일수술팀장인 강릉원주치과대학 구강악안면외과 박영욱 교수님 외 13명의 봉사단원과 함께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일주일간 안면기형 환자들에게 아름다운 미소를 선물하고자 베트남 국립호치민대학두경부전문 외과 수술병원인 `ODONTO MAXILLO-FACIAL HOSPITAL` 로 향했다. 
첫날 오전에는 진단과 수술계획을 위한 예진시간을 가졌다. 서울스마일팀의 수술결과가 좋다는 환자 보호자들 사이의 소문 덕분에 예정된 수보다 많은 98명의 환자가 몰렸지만, 전신마취 수술을 받을 모든 신체여건이 충족되는 건강한 환자를 고르는 수술전 검사는 모든 환자에게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오전에 초진을 마친 후, 오후부터 마지막 날까지는 계속 수술이 진행되었다. 교수님들은 구순구개열 환자들의 결손부위를 세심히 디자인하고 수술을 시작하였다. 디자인한 선을 따라 절개를 하고 다시 봉합하는 교수님들의 눈빛에는 지극한 정성과 사랑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손에 그들의 앞으로의 삶이 결정되리라는 것을 알기에 한 바늘 한 바늘 봉합하는 교수님들의 손길에 신중함이 묻어 나왔다. 숨이 멈추는 듯한 시간이 좀 지나면 아이들의 외형적, 기능적인 결손들은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삶이 탄생하고 있었다. 이번 봉사기간 동안 서울스마일팀은 총 34명에게 천사의 미소를 선물했다. 생전 처음 이런 수술을 참관했던 나는 구개구순열 아이의 결손부분이 교수님들의 디자인대로 재건되고 입술선이 기적처럼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았을 때 ‘이 모든 것이 정말 마법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순구개열 수술은 집도의의 수술 만족도가 낮은 수술에 속한다고 한다. 수술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예쁘게, 보다 더 깨끗하게 만들어주지 못한 아쉬움과 미련이 그만큼 많이 남는 수술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완벽해지고자 욕심을 내다가 혹여 수술을 망칠까 고민하는 모습, 그리고 수술 후에도 회진을 하며 자신이 수술한 환자를 보며 안도하고 만족하는 모습에서도 그 고심의 깊이가 더 느껴졌다. 교수님들이 계속 수술봉사를 다니는 것은 그들의 손길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는 안면기형으로 인하여 사회의 그늘에서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이러한 수술이 꼭 필요하고, 이러한 수술들을 자력으로 받을 수 없는 의료소외 계층에게 수술봉사를 실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번 봉사기간 동안 순환간호사와 제2조수, 의무기록 작성을 위한 틀을 만드는 역할을 맡아 작은 일이나마 수술팀에 도움이 된다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이런 뜻깊은 봉사에 참여한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아름다운 봉사를 다니는 서울의료봉사재단의 선생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보내며, 또한 내가 꿈꾸던 미래에 대해 현실감 있게 느껴볼 수 있도록 수술팀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서울의료봉사재단의 국내외 진료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고 혹시 내년에도 수술팀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으로 참가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차의학전문대학원생 강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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