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닥터시장에 직격탄?

페이닥터 몸값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치전원 출신 페이닥터 초임은 경력 치과위생사보다 더 낮다. 문제는 그마저의 일자리도 넉넉치 않다는 점이다.
올 2월 치전원을 졸업한 페이닥터는 2백만원 내외의 월급이 일반적이다. 일부는 150만원까지 급여가 폭락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전원 출신 월급여도 3백만원은 넘었다.

최근들어 부쩍 몸값이 말이 아닌데는, ‘치전원 출신들은 임상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 군문제가 해결된 경우가 적잖다보니 임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페이닥터로 취업을 해도 활용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일선치과서는 치전원 출신 페이닥터를 기피하고 있다. 또 어렵사리 취업을 해도 치과위생사 수준의 대우를 면치 못한다.
이같은 분위기는 비단 치전원 출신 뿐만이 아니다. 지금은 페이닥터 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페이닥터 모집 구인광고에는 순식간에 수십통의 이력서가 쌓인다. 과거에는 페이닥터 채용시 별도의 이력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력서 제출 없이는 면접기회마저 얻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했다. 페이닥터가 ‘갑’이었던 호시절은 지나갔다.

채용된 이후 신분보장도 불안하다. 통상적으로 페이닥터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한다. 그러나 최근엔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계약해지가 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과거에는 원장들이 ‘페이닥터가 도중에 그만둘까’ 전전긍긍했으나, 지금은 페이닥터들이 ‘중간에 해고당할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으로 역전되었다.

또한 요즘엔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페이닥터들이 크게 늘고 있다. 자발적 퇴직은 실업급여 대상이 아니다. 실여급여를 수령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 근무해야만 한다. 지금까지는 페이닥터들의 일자리 공백이 짧아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급격히 변화하는 고용세태의 방증이다.
동네치과 경영난은 이러한 고용시장 변화와 무관치 않다. 내원환자 숫자의 급감은 페이닥터 시장을 더욱 위축시켰다. 고비용 구조에 따른 순이익 감소도 페이닥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원인은 치과의사의 과잉공급이다. 해마다 8백명씩 쏟아져 나오는 수급체계서는 필연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현재 개원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이미 동네치과들의 경영난은 한계에 다달았다. 이런 와중에 페이닥터 생활을 접고 개원전선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결국 페이닥터를 원하는 치과의사는 늘어나는데 비해, 경영난으로 월급의사를 고용하는 동네치과는 갈수록 줄어드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됐다.
지금은 치과의사의 수급조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치대 정원감축 등 과잉공급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은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

따라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예컨대 전국 보건소에 치과의사 의무고용을 법제화 한다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또한 개원이나 페이닥터 진출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 치과의사가 취업할 수 있도록 진로의 다양성을 모색할 필요성도 있다.

내년은 치협회장 선거가 있는 해이다. 치과의사 일자리 창출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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