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떨어지고 진료동선 방해 … 비슷한 홍보물은 환자들도 식상

거래업체와 연계해 제공받는 배너는 동네치과가 주로 사용하는 홍보수단 중 하나다. 그동안 이런 홍보용 배너는 환자들에게 치과에서 활용하는 장비들을 설명하고 이와 연계한 치료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애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홍보용 배너들의 수가 늘고 크기가 커지면서, 오히려 환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경우도 있어 치과 이미지를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남의 모 치과를 방문한 한 환자는 “병원을 다닐 때마다 줄지어 늘어놓은 배너들이 거슬릴 때가 많다”며 “좁은 통로를 막아 통행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고, 미관상으로도 보기가 좋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용 배너들의 크기도 점점 커지고 색상도 화려해지고 있다. 이젠 치과 출입문 앞에 홍보용 배너가 두세 개만 세워져 있어도 갑갑함이 느껴질 정도다.

A 원장은 “이런 홍보용 배너들이 실질적인 홍보효과가 있는 지도 사실 의문이고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만 아니면 다행일 것”이라며 “지나다니면서 이런 배너들을 눈여겨보는 환자들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해보면 이런 배너들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그는 “치과마다 세워져 있는 배너에 소개된 제품들 중에는 실제 치료에선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홍보용으로만 구입해 놓은 제품들도 많을 것”이라며 “주변 치과에서 세워놓으니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민 없이 따라 세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점점 각박해지기만 하는 개원 현실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특히 동네 치과들일수록 작은 홍보효과도 아쉬울 수 있다. 번화가마다 치과들이 빼곡한 현재의 개원 현실에선, 배너를 세워두는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가깝다.

일정 수량 이상 제품을 구입하는 치과에 홍보용 배너를 제작해주고 있다는 한 업체 대표는 “처음에는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 치과에 손쉽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 중의 하나가 홍보용 배너 제공이란 생각에 시작했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비용 부담도 꽤 되는 편이라 계속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 업체들은 기본 옵션처럼 배너 제공을 내세우고 있어, 소규모 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배너 제공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업체 입장에서도 홍보용 배너 제공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는 전언이다. 이에 실질적인 홍보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선 좀 더 치밀하게 고민할 필요도 있다는 개원가의 자정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인테리어를 통한 치과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한 원장은 “단순히 홍보용 배너를 통해 제품의 효과와 치료 방식에 대한 수박 겉핥기식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환자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심플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환자에게 치료과정에 대한 설명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유인물이나, 장식으로서의 가치도 있는 소형 액자 등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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