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경쟁에 동료 험담 예사…자정노력 따라야

치과계의 헐뜯기 경쟁이 점차 위험 수위를 넘기고 있다.
동료 치의간의 험담을 비롯해, 대학 선후배간의 인상을 찌뿌릴 만큼 고성을 주고받는 등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동안 치과계에서 이뤄지던 상대 헐뜯기는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타인을 통해 진행되는 등 음성적이었으나, 최근엔 서로 얼굴을 붉히며 마주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태다.

악성 댓글은 기본
치과의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을 살펴보면 상대 치과의사를 비판하는 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또한 네이버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 일반인이 게재한 치과 정보에도 해당 치과를 비판하는 글도 게재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대 헐뜯기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A치과 원장은 얼마 전 환자로부터 좋지 않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진료비가 다른 치과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 환자를 돈벌이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치료계획을 세운 후 다른 치과에 해당 치료에 대한 견적을 알아보니 똑같은 치료계획에 비용이 더 낮았다는 것이다. A 원장을 당황하게 만든 건 그 이후 환자가 한 말.
해당 환자는 ‘A치과는 진료비용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으니 가지 않는게 좋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A치과 원장은 “동료 치의라곤 하지만 환자를 상대로 헐뜯기를 하는 건 상식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만 서로 맞부딪히면 피해가 커질 것 같아 덮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B치과 원장도 A치과 원장과 동일한 경우를 겪은 적이 있다며, 치료마다 견해가 다를수도 있고, 치료비용도 병원마다 고지한대로 이행하고 있지만 대놓고 비판하는 건 너무한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서로 헐뜯기는 자충수
개원가 간 헐뜯기가 점차 위험 수위를 넘어가면 결국엔 치과계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경우라는게 개원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당시엔 환자 유치가 이뤄져 수익이 발생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치과계를 바라보는 환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는 것.
동료를 믿지 못하는데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신뢰를 주는 건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A치과 원장은 “동료 치의간 비판은 서로 발전하는데 좋은 약이 될 수 있지만 근거없는 악성 루머 등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 남을 희생하는 것”이라며 “고인물이 썩는 것처럼 치과계 자체적으로 헐뜯기에 대한 자정노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치과계 전체가 제자리를 잃고 공멸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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