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후보 “1차 투표 1위 명분으로 바람 이어가 … 조직력 열세, 결선서 극복여부 초점”
박영섭 후보 “강한 조직력으로 뒤집기 한판 노려 … 1차서 2위로 밀려, 역전 명분이 관건”

1차 투표가 끝났다. 이번 선거전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 치열함을 뚫고 살아남아 결선에 진출한 후보는 기호 4번 이상훈과 기호 1번 박영섭이다.

1차 투표 결과 이상훈 후보는 29.23% 득표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박영섭 후보가 27.08%를 얻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274표로 집계됐다. 오묘한 표차다.

다만 이상훈 후보는 당초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편투표서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호사가들은 1차 투표 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석들을 쏟아낸다. 그러나 당장 내일(12일) 결선투표가 예정되어 있어, 각 캠프들의 시선은 이미 내일로 향해 있다.

이상훈 후보는 2전3기만에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1차 투표 1위는 결선을 앞둔 이상훈 후보에게 가장 큰 명분이다. 제도상 1, 2차 투표로 나누어 진행되지만, 유권자의 다수는 이상훈 후보를 선택했다.

모든 선거에서 1차 투표 1위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히 그렇게 볼 수만은 없는 구조다.

비록 1차 투표서 2위에 머물렀지만, 결선투표서 박영섭 후보도 충분히 해볼 만한 구도다. 박영섭 후보는 결선투표서 장영준-김철수 후보와 경쟁하는 것보단 이상훈 후보와 맞붙는게 차라리 낫다는 전망도 할 수 있다. 이미 조직력은 4명의 후보 중 으뜸으로 꼽혀 왔다. 다만 1차 투표서 이상훈 후보에게 밀린 게 걸린다.

결선투표서 이상훈-박영섭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다시 ‘재방송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내일 결선투표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박영섭 후보와 ‘치협 개혁바람’으로 승부를 건 이상훈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결국 승부처는 1차 투표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장영준-김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2, 3번 지지표의 일부는 결선투표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3년 전 선거서도 예선에 비해 결선 투표율이 다소 낮게 나타났다.

2, 3번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요인은 몇 가지 있다. 당장 장영준-김철수 캠프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지지후보 발표다. 선관위가 이 기간 공식 선거운동은 금지하고 있으나,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을 막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다른 요인은 선거운동 과정서 쌓인 감정이다. 특히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2, 3번 캠프서 느끼는 감정의 골이 어느 쪽이 더 깊은지’도 표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감정이 치유되기엔 결선투표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선거전 막판에 불거진 박영섭 캠프의 ‘소송단 소송비 지원 의혹’과 이상훈 캠프의 ‘부회장후보 말실수 논란’이 표심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결과적으로 선거과정서 가장 강하게 붙었던 두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결선은 다르다. 결선투표를 앞둔 박영섭 캠프는 ‘조용한 선거전’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결선에선 치고받는 인파이트보다 강점인 조직력을 살리는 아웃복서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반면 이상훈 캠프는 상대적으로 조직력서 밀리다 보니, 조용히 하루를 보내기도 편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싸움을 거는 전략도 현명하지 못하다. 1차 투표 1위 명분으로 2, 3번 후보 지지자들에게 ‘개혁의지’를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그 판단은 내일 유권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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