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홍보-국제위원회 복수이사제 운영키로 … 임원선출 집행부 위임여부 놓고 논란 이어져
기부금단체 지정 추진-APDC 5억원 차입의 건은 부결 … 회장단선거 결선투표 폐지안도 부결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철수) 정기대의원총회가 지난 12일 치협회관서 열렸다. 이번 정기대의원총회는 선거무효로 인한 재선거를 치르는 통에, 처음으로 회기(4월말 회기 종료)를 넘겨 5월 중순에 개최됐다.

이날 정기총회서는 집행부 안으로 올라온 ‘이사 증원의 건’이 무난하게 통과되었다. 이로써 김철수 집행부는 그동안 과도한 업무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부 위원회의 이사를 복수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제안 설명과정서 집행부는 ‘법제와 홍보, 국제위원회에 증원된 3인의 이사를 각각 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제와 홍보는 그간 복수이사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어온 위원회다.

또 국제위원회 보강은 담당 임원들의 잦은 해외출장과 내년 APDC 서울총회 유치가 결정되면서 증원요구가 대두되었다.

반면 이번 대의원총회서는 재선거 단독후보로 집행부가 재신임을 받았음에도, 굵직한 집행부 안건이 부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먼저 집행부서 야심차게 추진의사를 밝힌 ‘사회공헌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회 사업 추가의 건’은 김철수 회장이 ‘목을 걸겠다’며 다소 과격한 언사로 통과를 호소했음에도 부결되고 말았다. 이 안건은 한마디로 치협이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부금단체 지정 추진’ 안이었다.

그러나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충주분회 대의원의 ‘공정위서 리베이트로 볼 여지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부산지부서도 ‘봉사활동은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시행하는 게 불법논란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일부 대의원들의 이러한 문제 지적으로 표결결과 이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다.

또한 하루 전날 필리핀 마닐라서 확정된 ‘2019년 APDC 서울 개최’ 지원을 위해 총회 당일 긴급 안건으로 올라온 ‘운영기금 특별회계 5억원 차입의 건’도 1표 차이로 부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 안건 부결은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 않아, 향후 추가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집행부는 2018년 운영기금 특별회계서 5억원을 차입하여, 먼저 사업운영비(별도회계)로 사용한 후 내년 4월경 행사를 마치고 상환하는 조건의 긴급안건을 상정했다.

집행부는 특별회계 기금서 5억원을 그냥 사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잠시 빌려 준비자금으로 사용한 후 갚겠다는 의미였으나 이마저도 대의원들은 부결시켰다.

이 같은 결과의 배경에는 집행부가 치과계 내부의 사전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부친 APDC 2019 유치에 대한 반발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시덱스와 공동개최’를 압박받고 있는 서울지부 대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김철수 회장은 ‘시덱스와 공동개최의 거의 성사를 전제’로 제안설명에 나섰다. 이 부분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APDC 2019 서울유치는 이미 확정이 되었다. 시덱스와 공동개최 사안과는 별개로 성공적인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당장 대의원총회 부결로 1년 앞으로 다가온 국제행사 준비에 차질을 빚어서는 곤란하다. 다른 방식이라도 내년 APDC 서울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준비자금이 마련되어야만 한다.

한편 일반의안 1호 안건으로 올라온 ‘임명직 부회장 및 이사 선출의 건’은 당초 예상과 달리 논란이 이어졌다.

집행부는 관행대로 ‘임원선출을 집행부에 위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부 대의원들은 이 같은 집행부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 이유로는 ‘정관상 임원은 대의원총회서 선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

또한 선거무효에 대한 책임 있는 임원들의 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일부 대의원들은 ‘선거무효 소송 변론기일에 참석하지 않는 등 안일한 대응과 소송과정서 법원제출 답변서 조작의혹’에 휘말린 총무와 법제이사의 재선임에 반대입장을 주장하였다.

결국 대의원총회서는 ‘선출직 회장단에 임명직 임원선출을 위임해주되, 이날 대의원총회 의견을 임원선임에 반영해 달라’는 조건으로 만장일치 통과를 가결시켜 주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정기대의원총회서는 선거무효라는 초유의 사태서 재신임을 받은 김철수 집행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지지와 견제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는 총평이 많았다.

또 분명한 것은 선거무효로 극심한 혼란상황서 진행된 지난 3월 11일 임시대의원총회 분위기와는 대의원들의 정서가 사뭇 달랐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새롭게 출발하는 30대 집행부가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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