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이미지와 탄탄한 조직력 … 횡령사건 등 회무난맥상 회장 책임론 먹혀
회비 30% 인하 내세운 김재성 후보도 선전 … 연임도전 정진 후보는 참패

경기지부 차기회장 선거가 최양근 후보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3자구도로 펼쳐진 선거임에도 최양근 당선자는 일반 예상과 달리 50%에 가까운 압도적인 득표율로 완승했다.

경기지부 선거는 현 집행부 회장과 부회장 2인의 경쟁으로 초반 선거구도가 애매하게 형성됐다. 직선제가 처음으로 도입됐으나 야당후보가 후보등록도 하지 못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보니 집행부 심판론보단 사무국장의 일반회계 횡령의혹 등 지난 3년 회무과정서 불거졌던 갈등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선거과정서 선방은 정진 후보가 날렸다. 지난해 12월 진행됐던 외부회계감사 최종보고서를 공개하여 사무국장의 일반회계 횡령의혹과 전임집행부 회관건축 부정의혹을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터뜨렸다. 마치 야당후보의 선거전략으로 착각될 만큼 강한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정진 후보는 현 집행부의 회무를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회장 신분이었다. 또한 회관건축이 이루어진 지난 집행부서도 부회장 직을 역임한 상태였다. 따라서 경기지부 횡령 등 비리의혹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회장 본인에게 돌아오고 말았다. 선거결과가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로 최양근-김재성 후보는 정책토론회서 사무국장의 횡령의혹 카드에 ‘회장 책임론’으로 강하게 맞섰다. 특히 정진 회장이 기자간담회서 사무국 횡령의혹 인지시점을 2015년 초로 공식화했으면서 지금까지 묵혀 둔 이유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부정의혹 인지시점서 2년이 지난 시기, 더구나 선거일 보름 전에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론화 한 사실을 두고 ‘정치적 이용’이라며 오히려 역공에 나섰다.

이 과정서 최양근 후보는 막판 진흙탕 싸움에 직접 끼어들지 않으면서 특유의 신사 이미지를 유지해 왔다. 정진 후보에 대한 역공은 런닝메이트로 출마한 최유성 부회장 후보가 맡았다. 여기에 사실상 단기필마로 출사표를 던진 김재성 후보가 정진 후보에 대한 강공으로 선거전을 이전투구 양상으로 몰고 가면서 최양근 후보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고수할 수 있었다.
또한 선거 초반부터 유리하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리면서 유력 임명직 부회장 후보군들이 세력을 규합해 온 것도 중요한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많은 서울대 출신의 회장후보와 경희대 출신 런닝메이트는 초반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회관건축 부정의혹으로 갈등을 빚었던 전임 전영찬 집행부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력한 야당후보가 없었던 점도 최양근 후보에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다. 경기지부 현 집행부는 임기 초부터 크고 작은 우여곡절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상황서 정진 회장의 무리한 연임도전은 부회장 후보들이 출마명분을 쌓기에 유리한 구도로 작용했다.
만약 강한 야권후보가 ‘집행부 심판론’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면 선거양상이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현 집행부 회장과 부회장 2인의 대결은 어찌보면 처음부터 맥빠지는 선거구도일지 모른다. 치과계 선거서 현 회장의 연임도전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한편 바이스 문제로 마지막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김재성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띈다. 회비 30% 인하라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회원들의 표심을 공략하여 2위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론 낙선자지만 특별한 조직도 없이 단기필마로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후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재성 후보의 선전이 직선제의 묘미를 선사해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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