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돈 쓰는 것보단 지출결의서 한 장이 치과 수익률 상승의 지름길

문구점서 볼펜하나 사는데 지출결의서가 필요합니까?
기업카드로 사면 카드전표가 영수증이 되는데 왜 따로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여 사인을 받아야 합니까? 일이 너무 번거롭고 괜한 시간낭비입니다. 종이도 낭비됩니다.

정말 그럴까. 종이만 낭비되고 일만 번거롭게 만드는 것일까. 언젠가 잔돈과 푼돈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돈은 그냥 돈인데 잔돈이라고 푼돈이라고 이름 짓는 순간, 그 돈은 남아나지 않는다고.

소액도 돈이다. 개인의 돈은 어떻게 쓰든 상관없다. 개인의 삶은 개인이 책임지면 되니까, 그러나 조직의 돈은 다르다. 조직의 돈은 개인의 책임을 떠나 조직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아주 작은 금액이라도 담당자와 협의하고 합당한 지출인지 검토한 후 지출 결의서를 작성하여 지출하는 게 좋다.

또한 지출결의서는 반드시 세금계산서나 거래내역서 사유서 등이 첨부되어야 한다. 경영자가 지출을 결정할 때 세금계산서는 있는지, 지출증빙자료가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지출이 일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데스크서 나가야 하는 우편료, 택배료, 밥값 등을 일일이 지출결의서를 작성하라는 것은 아니다. 데스크는 항목을 만들어 시제금으로 분류하여 지출결의서 작성하고, 장부를 만들고 영수증을 첨부하여 지출항목을 확인할 수 있게 하면 된다.

지출은 수입만큼이나 중요하다. 아무리 수입이 많아도 지출이 많으면 순수익율이 낮아진다. 지출을 결정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사소한 종이쪼가리에 사인하는 게 아니라 합당한 지출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하라는 의미다.

며칠 전 스텝이 엔도박스를 떨어뜨려 깨졌다. 근관치료시 필요한 것들을 모아 정리한 박스다. 시중에서 구입하는 칠천원 상당의 플라스틱박스다. 비품신청서에 추가로 엔도박스가 올라 왔다.

결재를 올린 비품담당직원에게 ‘이건 왜 신청되었는지’ 묻자 스텝은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처음에 구비되었는데 왜 없냐’고 재차 질문하자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 왔다. 그래서 ‘비품이 왜 없어졌는지 이유를 정확히 알아오라’고 하자 ‘실수로 떨어뜨려 깨트렸다’고 대답했다. 그리하여 사유서를 첨부하여 다시 지출결의서를 가져오라고 하자 직원은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담당직원의 표정은 마치 별일 아닌 일을 트집 잡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직원은 비품담당 자격이 없다. 실수로 깨졌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설명이 먼저였다. 실수하지 않았다면 칠천원은 지불될 이유가 없다. 사주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조심할 수도 있는 일이다.

누가 왜 어쩌다가 깼는지 모른다면 그만큼 업무에 관심이 없는 것이고, 조직의 돈을 하찮게 여기는 것과 같다.

지출 결의서를 작성하면 비용을 지불하기 전 어떤 비품이 주문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수리비도 마찬가지다. 또한 지출결의서를 다 모아 정리하면 결산이 된다. 항목별로 분류하면 지출증빙 세무신고가 된다.

누락되는 세금계산서도 없게 되고 영수증 증빙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재료도 마찬가지다. 치과에선 재료장부를 정리하여 사인 없이 주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용은 결제 사인 후 지출되어야 한다. 진료하고 있는데 필요한 물품 주문해야 한다고 하거나, 재료담당이 알아서 주문하여 관리한다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지 말자.

수입에 매몰되어 마케팅에 돈을 쓰는 것보다 때론 지출결의서 한 장이 치과 순수익을 더 높이는 지름길이다. 또한 조직의 돈은 프로세스에 맞춰 엄격하게 지불되어야 한다. 국가의 돈을 권력을 이용해 마음대로 집행한다면 국가는 혼란에 빠지고, 국민의 세금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결국 불안정한 사회를 야기하는 것이다.

동네치과서도 이 같은 원칙은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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