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카드 수수료율 인하 간담회’ 골프접대 받느라 불참 의혹 제기
당시 고액연봉 상근제 회장이 평일골프 즐겨 ‘골프 최’ 닉네임 불려

2015년 7월 23일, 딱 1년 전 일이다. 이날 국회에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치과 카드수수료율은 카드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2.3~2.7%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날 국회에선 의료기관 카드수수료율을 1.5%로 인하하는 내용의 간담회가 이루어졌다. 치과 수수료율이 1%만 낮아져도 치과계는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중요한 행사였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서인지 이 자리엔 의협, 약사회 회장이 만사를 제쳐놓고 참석했다. 그러나 치협 최남섭 회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참석하지 않았다. 당초 최 회장 또한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치협 주간일정표에는 재무이사와 함께 참석하는 것으로 정확히 기재되어 있었다.

이를 두고 시중엔 갖가지 루머가 돌았다. 치과 카드수수료율 인하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더구나 주간일정표에 참석을 명시해 놓고 행사 직전 불참을 통보한 이유가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 의협, 약사회 등 유관단체장들이 열일 제쳐놓고 참여할 만큼 이날 간담회는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2015년 7월 주간행사계획표

당시 최 회장의 간담회 불참을 두고 며칠 뒤 ‘골프가 그 원인’으로 지목을 받았다. 이날 국회 카드 수수료율 인하 간담회는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반면 같은 날 오전 최남섭 회장은 경기도 모처 골프장서 라운딩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것도 치과재료를 취급하는 업체로부터 골프접대를 받고 있었다. 함께 라운딩을 즐긴 멤버들도 이상한 조합이었다. 이날 최 회장은 치협 이성우 총무이사, 서치 강현구 부회장, 서울역 B덴탈 사장과 함께 골프를 쳤다. 비용은 B덴탈 사장이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치협 회장과 총무이사, 서치 부회장이 업체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것이다.

비용 결제에 대해 B덴탈 사장은 “함께 라운딩 한 3명은 평소 친분이 있는 분들”이라며 “서치와 치산협의 시덱스 공동개최 부탁을 위해 당일 골프비용을 결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B덴탈 사장은 현재 치산협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덱스는 치협이 아닌 서치가 주관하는 행사다. 서치 강현구 부회장은 시덱스 조직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어 B덴탈의 해명이 이해되나 치협 회장과 총무이사가 시덱스 공동개최를 이유로 골프접대 받을 이유는 없어 보였다.

또한 서치 강현구 부회장의 해명은 조금 달랐다. 강 부회장은 “나는 당시 골프모임에 처음부터 멤버가 아니었고 갑작스럽게 펑크가 났다고 해서 대타로 참석하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분명한 것은 이날 골프가 치협 치무의 일환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덱스 공동주최 부탁을 위해 골프비용을 부담했다는 B덴탈 사장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이는 불법 리베이트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이다. 치협 회장과 총무이사, 서치 부회장이 업체 사장으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것 자체가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2015년 7월 23일은 평일인 목요일이었다. 이성우 총무이사나 강현구 부회장은 자신의 치과진료를 빼고 골프를 즐겼다고 해도 최남섭 회장은 월급을 받는 상근직 회장이다. 순수연봉(판공비 등 제외)만 2억4천만원을 받는 상근직 회장이 근무시간인 평일에 업체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최 회장의 연봉 2억4천만원은 월급만 2천만원에 달하고 주말을 포함한 하루 일당으로 보면 67만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회원들의 소중한 회비로 충당되고 있다. 상근제 회장이 평일 출근도 하지 않고 업체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아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아가 같은 날 있었던 국회 카드수수료율 인하 간담회를 팽개치고 골프를 즐길 만큼 치과계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사진출처 : 이데일리-보건의료인 골프대회

이날 골프라운딩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헤어진 시간은 1시쯤이라고 한 참석자는 밝혔다. 그렇다면 평일임을 감안할 때 최 회장은 골프를 끝내고 출발했어도 간담회가 열렸던 2시 전후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끝내 국회 간담회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시작 3~40분쯤 전에 사무처 직원에게 행사 불참을 전화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오전 골프를 마치고 피곤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급한 일정이 잡혔는지는 아직도 분명치가 않다. 다만 치과 카드수수료율 인하 간담회보다 더 급한 일이 대체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의협, 약사회 회장이 일이 없어서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15년 7월 23일 최남섭 회장은 ‘업체로부터 평일 골프접대를 받느라 정작 중요한 국회 카드수수료율 인하 간담회에 불참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리게 됐다.

당시 이것 말고도 최 회장을 둘러싼 골프관련 구설은 많았다. 고액 연봉을 받는 상근제 회장이 평일골프를 즐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평일 골프가 유독 많았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문제가 됐던 2015년 7월 23일 전주 목요일인 7월 16일에도 평일 골프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7월 16일은 어버이연합이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유디치과 반값임플란트 탄압 중지하라’는 집회가 열렸던 날이다. 당시 치협은 어떠한 관련 성명서나 보도자료 조차도 발표하지 않아 비난을 자초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시 일각에선 최남섭 회장을 ‘골프 최’라는 닉네임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만큼 최남섭 회장의 골프사랑은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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