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비품 하나도 출고원칙 정하고 적용하는 게 치과경영 기본

직원 : “치약하나 주는데 무슨 다 사용한 치약을 가지고 와야 합니까, 빈통은 쓰고 버렸는데”

물품관리 담당자 : “다 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해야 출고가 되는 게 원칙입니다”

직원 : “지금 저를 의심하는 거예요, 다 사용했으니까 달라고 하는 거지 남았는데 또 달라고 하겠어요”

물품관리 담당자 : “원칙이 그러하니 사용한 빈통을 가져와야 합니다”

직원 : “됐어요, 그냥 제가 구매해서 알아서 사용 할게요”

일반직원과 물품관리 담당자가 흔히 벌이는 대화다. 치약하나, 휴지 한통도 그냥 주지 않고 다 사용한 근거를 제시해야 출고하니 직원들의 불만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달라는 대로 그냥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은 비품 하나도 모두 치과의 자산이기 때문이고, 누구는 원칙을 지키고 또 다른 직원은 이를 무시한다면 그 조직은 형평성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또한 한 번 무너뜨린 원칙은 다른 분야서도 쉽게 원칙이 깨지고 만다.

자신이 구매해서 알아서 쓰겠다는 직원의 말은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저러다가 치과재료 혹은 장비도 알아서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치과내서 비품사용 원칙을 정하고 합당한 이유를 설명했건만, 이와 같은 실랑이가 반복적으로 벌어지는지 답답하기도 하다.

‘치약하나가 얼마나 한다고’ 그리 깐깐하게 하지라고 생각하는 마인드는 ‘글러브가 얼마나 한다고’로 이어진다. 이는 조그만 파일이 얼마나 한다고 또는 작은 버 하나가 얼마나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소한 재료들이 모여 비용이 된다.

이런 비슷한 예는 또 있다. 회식을 하고 직원들과 2차 찻집에 갔는데 배불러 다 먹지도 않으면서 차와 아이스크림을 사람 수만큼 시켜 놓고 결국은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겼다. 막 회식을 마친 터라 배가 불러 그랬을 것이다. 이 상황이 미리 예견됐다고 해도 직원들이 오해할까봐 원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회식인데 먹고 싶은 만큼 배불리 먹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먹지도 못하면서 내 돈 나가는 게 아니라며 일단 시키고 보자는 직원들의 행동에는 조금 섭섭함이 남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의외로 많이 벌어진다.

필요한 만큼 쓰는 것은 좋다. 치과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무용품이나 비품들은 치과에서 제공받는 게 맞다. 그렇다고 해서 내 돈 아니니 함부로 사용하면서 필요하니까 무조건 사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어느 날 뉴스에서 맞벌이 부부와 외벌이 부부의 저축액이 비슷하다는 통계를 접하고 놀랐던 적이 있다. 비용관리 잘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하며 벌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기 마련이다. 치과경영도 마찬가지다.

진료동의율과 매출액 상승에 온 힘을 쏟으며 인센티브 설정하고 독려해도 새는 독이라면 순이익이 올라가지 않는다. 순이익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치과경영은 언제나 그 자리이기 마련이다. 이러한 결과는 직원들의 인센티브나 근무조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성공하는 치과경영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동네치과에서 종이컵이나 화장지, 글러브, 마스크, 청소용품 등 소모품의 한 달 사용량을 알고 있는 원장은 많지 않다.  원장이 직접 치과 소모품을 일일이 챙기면 직원들은 원장을 ‘구두쇠’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대부분의 원장들은 직원들로부터 이렇게 인식되는 것을 겁낸다. 따라서 대충 눈감고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옳지 않다. 사소한 비용은 아끼고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차라리 직원들 간식비 등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게 좋다. 아낀 비용이 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면 직원들 또한 꼼꼼하게 비용관리에 나서게 된다.

따라서 모든 재료는 일대일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매월 비품이나 소모성재료, 골드 사용량 등을 통계로 산출하여 비용대비 비율을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막연하게 ‘이번 달은 이만큼 벌었구나’라고 할 게 아니라 모든 경영지표들을 통계로 분석해야만 한다. 경영은 곧 통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세금이 많다고 놀라기 전에 스스로 세무신고 지출자료 증빙서류를 꼼꼼히 챙길 수 있어야 한다. 세무사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나는 진료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안심할 시대는 지났다. 아무리 진료를 열심히 해도 비용관리에 실패하면 만족스러운 경영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재료나 소모품 비용을 아껴 사소하게나마 직원복지를 늘리는 일은 바람직하다. 회식비도 미리 한도를 정해서 직원들에게 맡겨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간단히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고 때로는 회식비용 아껴 기부하는 행위도 조직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럴 경우 직원들도 불평보다는 만족감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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