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디지털 덴티스트리 도입으로 방치
치과기공소 마케팅 목적으로 무리한 투자는 금물

디지털 덴티스트리가 개원가와 기공계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공실을 설치하고 디지털 장비를 도입하는 치과나 디지털 장비를 장만하는 치과기공소가 크게 늘었다. 각종 세미나와 연수회가 생겨나며 수작업보다 디지털 장비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치과기공사 인력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디지털 장비를 제대로 운영하며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는 치과나 치과기공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장비 도입에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을 들였지만, 냉정하게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부분을 따져보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치과선 장비 성능이나 기공실장의 숙련도 문제로 투명교정이나 일부 보철 케이스 등 제한적인 진료 분야에서만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수가 줄어 기공실 운영 중단을 고민하는 치과도 생겨나고 있다. 정리하자니 투입된 비용이 아깝고, 계속 운영하자니 효율성이 떨어져 원장 입장선 ‘계륵’이란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규모가 있는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디지털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케이스가 많지 않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장비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제한적”이라며 “디지털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서 간단한 작업이나 후처리 정도만 맡기는 정도로 기공실을 운영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상황은 기공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디지털 장비를 잘 활용해 경쟁력을 높인 기공소가 없진 않지만,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거래치과를 잡아두는 수단 정도로만 활용하는 기공소가 태반이다.

서울의 한 기공소장은 “디지털 장비를 도입하지 않으면 영업 측면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일단 장비를 들여놓긴 했지만 사실 실제 기공작업에 활용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기공소마다 디지털 장비를 보유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가 영세한 기공소들에게는 괜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또 “CAD/CAM 장비를 활용하더라도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는 부분도 많아 병행할 경우 작업하는 치과기공사들 입장선 신경 써야 할 일만 많아진다”며 “CAD/CAM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디지털 작업이 필요한 케이스는 아예 대형 센터에 맡기는 기공소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들여놓고 보자’는 묻지마식 도입이 가져온 폐해라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디지털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활용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도입한 경우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 구매 전에 확실한 활용계획을 세우고, 상황과 여건에 맞는 장비를 선별하는 과정을 보다 신중하게 거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디지털 장비 도입으로 인한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에 맞춰 비용투자 수준을 적절히 조절하는 노력도 강조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 도입 초기부터 업계를 주도해온 한 업체 대표는 “치과선 주로 시행하는 진료 종류나 많이 찾아오는 환자 케이스에 따라, 필요한 장비가 다르고 활용방법도 상이하다”며 “활용하는 분야가 많지 않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꼭 필요한 장비만 선택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장비 구입 전에 그 효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필수적인 장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단순히 가격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스펙보다는 활용영역이 넓고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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