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자격증 없어도 좋으니 성실한 직원 보내주소서

요즘 치과원장들은 고민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직원들과 겪는 어려움이 가장 힘이 듭니다. 채용도 쉽지 않지만 직원 비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 도를 닦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간절히 기도합니다.

환자에게 인사만이라도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직원을 만나게 해 주소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동료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환자가 조금 늦게 오더라도 나의 퇴근시간이라고 삐죽되지 않는 직원이 오게 하소서. 시간외수당은 아깝지 않으니 아픈 환자 외면하지 않고 퇴근하는 원장을 붙잡아서라도 지각환자 살펴봐 달라고 말하는 직원을 만나게 하소서.

환자 없다 수다 떨지않고 그 시간에 내원하지 않는 환자 전화로 부를 수 있는 직원을 만나고 싶습니다. 하루종일 냄새나는 입속을 들여다보며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것에 위축되고, 필요한 치료조차 환자에게 어디까지 치료할지를 물어야하는 이 처지를 불쌍히 여겨, 최소한의 치료만이라도 받을 수 있게 설득할 수 있는 직원을 보내주십시오.

내 욕심 맘껏 채우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노동력 착취하지 않을 테니, 제발 환자에 대한 연민을 갖고 부드럽고 따뜻한 음성으로 환자를 응대할 수 있는 직원을 만나 살아가게 하소서.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는 직원 만나 평생을 아픈 사람 진료하며 살아갈 것을 맹세하오니, 오늘은 장염이라고 내일은 몸살감기 기운이 있다고 달랑 문자하나 보내놓고 허락여부는 안중에도 없는 직원을 들어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옵소서.

아픈 걸 어찌할 수 없다면 적어도 자신의 공백으로 인해 발생되는 어려움에 미안해 할 줄 아는 직원을 만나게 하소서.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며 성장하기 위한 제안을 받아들여 나라에서 만들어 놓은 근로기준법대로 복무규정 만들어 놓았으니, 제발 자신의 업무를 깜빡 잊었다고 혹은 몰랐다고 말하지 않고 미리미리 물어보고 준비하는 직원을 보내주소서.

매일 매일 기도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저의 소망이 지나친 욕심입니까?

다른 친구들은 바닷가재로 회식했는데 ‘왜 우리는 항상 삼겹살이냐’고 투덜대는 목소리는 참아낼 수 있습니다. 나 역시 바닷가재 코스요리는 구경도 못해봤으니.

다른 치과는 연차를 열흘씩 준다고 투덜대는 비교는 허벅지를 꼬집으며 마음에 새길 수 있습니다. 나도 직원 여러 명을 고용할 수 있는 날이 오면 한 달도 줄 수 있고, 나 또한 3일 휴가쓰기도 심장이 벌벌 떨리니 제발 함께 그날을 만들어 가자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제발 힘들다고 눈물, 콧물 흘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동생 같은 직원들이 고생하고 우는 것을 접할 때면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그러나 공주처럼 모셔두려고 직원을 뽑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 앞에서 만큼은 혼내지 말라는 말은 너무나 타당하기에 반드시 고치겠습니다. 그러니 똑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혼 좀 났다고 잠시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 까지는 이해합니다. 나도 열심히 진료했는데 환자가 이런저런 핑계로 환불을 요구할 때는 가끔씩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으니까요. 그러나 오만상을 찌뿌리며 나타나 장승처럼 서있는 직원은 너무 두렵습니다. 그 서슬에 가슴이 시려 가끔은 진료하기가 힘이 들 정도입니다.

따뜻한 가슴으로 서로에게 연민을 가지고 함께 하고 싶으니 제발 그런 직원을 만나게 해주소서.

제 기도를 들어주실 때까지 오늘도 기도하고 내일도 또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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