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장영준 수석부회장 전격사퇴 배경은

협회장의 불통과 독선, 전횡 변화 촉구 … 부회장 보직박탈과 공보이사 보복성 보직 변경이 결정타

▲ 치협 장영준 수석부회장 사퇴 기자회견 모습.

대한치과의사협회 장영준 수석부회장이 지난 7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사퇴했다. 사퇴의 변에서 장 부회장은 “집행부는 협회장의 불통과 독선, 전횡으로 제대로 회무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진단하고 “수석부회장 사퇴라는 강수를 통해서라도 최남섭 회장의 폭주만큼은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동안 최남섭 회장의 회무스타일은 의견조율 없는 일방적 통보로 일관했다. 그렇다고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지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비판이었다. 특히 지난 12월 이사회서 일방적으로 기습처리한 부회장들의 보직박탈과 공보이사에 대한 보복성 보직변경이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는 결정적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장 부회장은 자신이 맡았던 주요 회무에 대한 최 회장의 방해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복지부의 독자적인 경과조치 입법예고가 다가왔지만, 최남섭 회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아직까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부회장은 “최납섭 회장은 복지부와 제도개선위원회 구성과정서 위원장인 저를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배제했으며, 심지어 복지부 신임국장은 위원장이 아닌 총무이사를 채널로 삼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오는 30일 임시대의원총회가 예정되어 있으나 지금도 회장의 전문의제에 대한 진심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불법 사무장치과척결위원회 수행과정에선 최남섭 회장이 변호사 접견마저 가로막는 상황까지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디치과 검찰기소를 위해 담당변호사와 사전에 약속이 되어 있었으나, 협회장이 전화로 막아 법무법인에서 조차 ‘치협은 왜 일을 투트랙으로 하느냐’고 항의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선거제도 개선특위에서도 최남섭 회장의 독선이 여실히 드러났다. 담당위원장 선임과정서 한 마디 상의없이 이사회서 일방적으로 지명해 놓고, 관련위원회에서 수차례 논의하고 설문조사까지 마쳤으나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위원회를 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장 부회장은 협회장의 독선과 전횡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장영준 부회장은 “제가 물러나지 않고서는 협회장의 독선과 불통, 전횡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결론이 도달했다”며 “제가 모든 짐을 짊어지고 물러날 테니, 더 이상의 오기회무로 임원들을 갈기갈기 찢어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장 부회장은 집행부가 출범하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최남섭 회장과 단독으로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임기초기부터 협회장이 장 부회장을 회무에서 의도적으로 배제시키려는 시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포인트다. 이 과정이 길어지고 집요해지면서 장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사퇴기자회견 전후에도 협회장은 장 부회장에게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수석부회장이 사퇴카드를 던지는 마당에 회장이 이에 대한 어떠한 수습시도를 하지않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상적이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장 부회장은 “선출직 수석부회장으로서 회원들이 부여한 소임을 마치지 못하고 떠나기에 큰 빚을 졌다”며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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