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섭 회장의 본지 취재제한에 대한 입장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가 본지에 대해서 취재 및 출입제한을 결정했다. 치협의 민영언론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는 치과의사신문, 건치 등에 이어 세번째 결정이다.

치협이 공문으로 밝힌 출입제한 이유는 ‘덴탈포커스 보도가 29대 집행부 내의 혼란과 불신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본지의 어느 보도내용이 어떤 혼란과 불신을 초래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공문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또한 치협 홍보위원회는 그간 본지 보도내용에 단 한 차례도 구체적인 이의제기가 없었다.

18일 정기이사회 출입제한 결정과정도 석연치가 않다. 우선 이사회에 앞서 진행되는 회장단회의서 이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사전에 안건이 결정되지도 않았으며, 이사회 도중에 기타 안건으로 긴급하게 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때까지 부회장단을 비롯한 대다수 임원들은 안건상정 자체를 몰랐다. 오로지 최남섭 회장이 소수의 측근들과 사전에 기획했다는 전언이다. 안건 상정도 홍보이사가 아닌 법제이사가 맡았다. 담당부회장은 보고조차도 받지를 못했다. 일부 임원의 기획물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다.

안건상정 여부를 묻는 거수(공개)투표가 진행됐고 이후 이어진 찬반토론에서 반대토론자가 더 많았으며, 출입제한 찬성토론자는 단 1명에 그쳤다. 그럼에도 최남섭 회장은 거수투표를 밀어붙여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사회 거수투표는 3년 임기동안 1번 있을까 말까한 사안일만큼 이례적이다. 상당수 임원들은 이 같은 일방적 조처에 항의하는 차원서 찬성거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서 최남섭 회장은 본지 발행인이 두 차례 자신을 찾아와 ‘UD네트워크와 대화할 것을 얘기했다’는 황당무계한 거짓말로 상황을 호도했다. 본지는 지난 집행부 불법네트워크 전쟁 과정서 기관지보다 먼저 UD치과로부터 민형사상 소송을 당했다. 이후 건치 등 치과계 언론들이 연달아 소송에 휘말렸다. 또한 본지는 인천지역서 말이 많았던 양심00치과로부터 소송을 당해, 상고심(소송기간만 2년 6개월)까지 가는 지리한 법정분쟁에 시달렸다.

이 기간 동안 최남섭 회장은 불법네트워크척결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기업형사무장치과 척결을 최우선 공약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 과정서 최남섭 회장은 단 한 건의 작은 송사에도 휘말리지 않았다. 전임회장이 50건에 가까운 소송을 당하고, 아직도 법원과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는 상황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회무는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이 기간 최남섭 회장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작금의 수많은 치과의사들은 회비납부마저 부담스러울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내몰려있다. 적지 않은 동네치과들은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데, 월급받는 상근제 회장이 평일 골프를 즐길 만큼 개원가 현실은 녹록하지가 않다.

본지는 앞으로도 최남섭 회장의 심기를 살피기보다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평범한 치과의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참언론으로 남을 것이다. 나아가 언론의 사명을 망각하고 회장의 장학생으로 부역하는 일은 정중히 거부하겠다.

1974년 독재권력에 항거했던 당시 서울대 김병곤 학생이 재판과정서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자 ‘검찰관님, 영광입니다’라며 응했다고 한다. 본지도 취재제한에 대해 비슷한 답사를 전하고 싶다.

최남섭 회장의 비판언론 길들이기로 해석되는 출입금지 및 취재제한 조처에 당당히 싸워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를 보면 공자의 이런 말이 적혀있다.

‘歲寒, 然後知松栢之後彫也’(날씨가 추워진 후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뒤늦게 시든다는 것을 안다)

연이은 언론탄압 조처에 본지는 당당히 맞서며 의연하게 사명을 감당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최남섭 회장은 회원들과 싸우려 하지 말고 언론비판에 귀를 기울이며 회무에만 전력해 줄 것을 간곡히 진언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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