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서 인증받은 전문의’, ‘경험과 기술 풍부한 전문의’ 등 문구로 홍보
전문의 비중 지속적 증가로 ‘비전문의vs전문의’ 구도 갈등 형성 우려
법적 문제는 없어도 비전문의 능력 평가 절하하는 듯한 내용 자제해야

치과계가 치과전문의제 개선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공방만 이어가는 동안 인터넷엔 이미 ‘전문의’를 이용한 홍보가 쏟아지고 있다.

‘치과 전문의’를 키워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을 해보면 여러 개의 치과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각종 뉴스와 카페, 블로그 등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뉴스를 읽어보면 ‘특히 앞니부분교정은 고난이도 기술로 임상경험 풍부한 전문의에게 받아야’,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교정과 전문의’, ‘치과를 선택할 때 지인들의 추천도가 높은 치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있는 치과’ 등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흔히 볼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경쟁이 심화될수록 차별성을 찾아 이를 이용한 홍보를 진행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내용들이 자칫하면 전문의가 아닌 비 전문의들은 기술이나 임상경험이 부족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A 원장은 “내가 수련을 받지 않은 GP이지만 임상경험에 있어선 결코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은 임상경험을 쌓았다”면서 “마치 전문의가 아니면 능력이 없고 경험도 없는 것처럼 호도하는 인터넷 기사들이 많아 화가 난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물론 전문의가 아닐 경우 전문의를 표방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경우 이를 표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경과조치가 시행되지 않아 수련을 받고도 아직 전문의 시험 응시의 기회도 못지 못한 기수련의 입장에선 억울한 마음이 크다.

B 원장은 “환자 중에 가끔 ‘원장님도 전문의가 맞느나’고 묻는 경우가 있어 당황한다”면서 “아직 전문의제 문제 해결방향이 결정되지 않고 논란만 일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의를 이용한 홍보들이 넘쳐난다고 하니 화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수련을 이미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자격시험 응시자격이 없어 환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상경험이 많다는 기사 문구를 보면 화가 난다. 환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문의’를 이용한 홍보는 특히 교정과에서 두드러진다. 타 과목에 비해 환자들이 정보 수집을 더 많이 하고, 또 전문성 있는 치과를 찾아가려는 성향이 두드러져 전문의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

2008년 22명의 치과전문의가 배출된 이후 매년 치대 졸업생의 약 34%가 전문의로 배출되고 있다. 치협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의 배출 10년째가 되는 2017년엔 2,700여명의 전문의가 배출되고, 2022년엔 약 4,300명의 전문의가 배출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전문의가 소수를 차지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문의 비중은 커지고,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흐름에 비춰볼 때 살아남기 위해 전문의를 이용해 홍보를 하는 일 역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이렇게 전문의제를 이용한 홍보로 논란이 일게 되면, 결국 향후엔 전문의vs비전문의 구도로 갈등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

A 원장은 “자칫하면 전문의와 비전문의간 갈등으로 또다시 치과계 내흉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물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는 해도 비전문의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듯한 뉘앙스의 홍보는 자제해줘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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