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기공사 열악한 근무조건에 만성피로 호소

매일 평균 13~14시간 강행군도 예사 … 소장들은 “구인난, 거래처 불안정” 한숨만

로컬 기공소에서 근무중인 기사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다수의 로컬 기공소에서 열악한 처우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기사들의 상황은 ‘처참함의 극치’란 표현이 알맞을 정도다.

최근 수년간 기공계도 사회분위기에 맞춰 주 40시간을 비롯한 근무여건 개선의 붐이 일었다. 실제로도 일부 기공소에선 시대상황을 적극 반영해 기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한 곳이 많다.

하지만 로컬 대다수의 기공소에선 여전히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기사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A기사는 “치과 납품시간은 정해져 있고, 맡은 일은 물론 중간중간 리메이크까지 처리해야 하니 환장할 노릇”이라며 “일찍 끝났다고 좋아하는 시간이 보통 10시다. 헌데 그때까지 퇴근하지 못하는 기사들도 많아 한숨만 나온다”고 하소연 했다.

본인도 차후 오픈하게 되면 지금의 소장처럼 될까봐 두렵다는 B기사. 그는 “요즘같은 불황에 한 곳이라도 거래를 성사시켜 기공물을 수주해오는 모습이 어쩔 땐 안쓰럽다”면서도 “다만 기사 채용이 이뤄지지 않으니 한 사람이 맡기엔 과분할 정도로 기공물이 쏟아져 한 달 중 자정안에 퇴근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여전히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사각지대이자 3D직종이 본인의 직업이라고 자책키도 했다.

현재로선 각종 수당이나 대체휴가 등 일반적인 보상은 꿈도 꾸질 못하는 상황이다. 차라리 수당이나 대체휴가가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이라면 기사를 한 명이라도 채용해 분담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예비군이나 민방위 훈련 참가조차 눈치보인다는 이야기는 이미 수차례 단골메뉴로 등장한  이야기다.

경영악화와 구인난이란 진퇴양난에 빠진 소장들도 이런 상황들이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D소장은 “일주일 새 거래처 3 곳이 떨어져 나갔다. 가격으로 밀고 들어오는데 도저히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며 “가변적인 현재 상황 때문에 기사채용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주간엔 영업을 뛰고, 이후엔 직접 기공물 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차라리 기사시절이 그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각종 사이트에 반 년째 구인광고를 올리고, 지인들에게도 기사추천을 받고 있는 E소장. 하지만 그의 기공소 문을 두드린 기사는 열 손가락을 채우지 못할 정도다.

E소장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그나마 다른 곳보단 비교적 나은 조건을 제시해왔다”면서도 “몇 차례 채용이 되긴 했지만 업무량을 직접 접하곤 모두 도망갔다.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더 늦기 전에 기공일을 접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

현재 기공계 근무여건은 소장이나 기사 어느 한 쪽만의 의견에 팔을 들어줄 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사는 기공소 경영사정과 소장을 이해하고, 소장은 진지한 자세로 기사와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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