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대의원총회서 전현직 회장 팽팽한 기싸움?

김세영 전회장 신상발언 이어 최남섭 회장이 반박
오후엔 과거 성금 잔여금 놓고 추가의혹 제기

▲ 치협 대의원총회에선 최남섭 회장과 김세영 전회장의 기싸움이 팽팽했다. 그러나 전현직 회장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현 상황을 곱지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치협 대의원총회가 마무리됐다. 올 대의원총회 최대쟁점은 ‘미불금 의혹’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다소 싱거웠다. 충북지부서 올린 ‘미불금 진상조사위워회 구성’ 안건은 일방적인 표차(찬성 35%:반대 63%)로 부결됐다. 이로써 공식적인 미불금 논란은 마무리된 모양새다.

그러나 그 과정의 이면엔 스펙타클한 전개가 이뤄졌다는 게 참가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감사보고가 있었던 오전엔 최남섭 회장과 김세영 전회장 사이의 기싸움이 치열했다. 우선 감사보고에 앞서 김세영 전회장에게 신상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이 자리서 김 전회장은 “아직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고,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지금 전쟁비용을 낱낱이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대의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문제는 김세영 전회장의 신상발언 기회를 최남섭 회장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염정배 의장의 직권으로 갑작스럽게 신상발언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세영 회장의 신상발언이 끝나고 최남섭 회장은 곧바로 의장에게 발언기회를 신청했다. 여기서 최 회장은 “사라진 미불금 지출결의서 등 자료는 검찰수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김세영 전회장의 신상발언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그림이 연출됐다.

일반안건 심의가 이루어진 오후엔 미불금 의혹 2라운드가 펼쳐졌다. 여기선 충북지부가 총대를 멨다. 당초 충북지부는 ‘미불금계정기간내 사업집중도 축소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는 이미 불거진 미불금 논란보단 향후 개선책 마련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안건상정 직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골자로 한 수정안건으로 바뀌었다. 충북지부는 조재현 대의원이 제안 설명을 맡고, 이와 별도로 문건을 준비해 대의원들에게 배포했다. 특히 수정안건 제안설명에는 “안성모 집행부 시절 모금한 ‘의료법 개악저지 성금 잔여금 사용처’에 대한 추가의혹”이 담겨 있었다. 아울러 충북지부는 최남섭 회장에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최남섭 회장은 “성금 잔여금 중 일부는 이수구 집행부 시절 FDI 총회 서울유치 비용으로 사용됐으며, 27대 집행부(이수구 회장)서 3억원이 28대 집행부(김세영 회장)로 이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어진 답변에서 최 회장은 “이 중 28대 집행부 초기에 1억5천만원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법무비용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나머지 금액은 전임집행부 말기에 모두 인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의료법 개악저지 성금 잔여금은 10원도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같은 최남섭 회장의 답변은 사실상 전임집행부서 미불금 이외에도 사용처가 불분명한 자금인출이 있었다는 새로운 의혹제기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또한 충북지부서 질의하고 최남섭 회장이 답변하는 과정은 이상할 만큼 자연스러웠다. 그럼에도 곧바로 이어진 조사위원회 구성 건은 부결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작심하고 공세에 나섰던 최남섭 회장의 체면만 구겨졌다.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대의원총회가 끝난 후 정철민 감사는 “담당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의료법 개악저지 성금은 이미 2011년에 모두 소진됐다”며 “최남섭 회장의 발언내용 중 ‘전임집행부 말기에 잔여금이 인출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역시 김세영 집행부 임기중 벌어진 일이다.

미불금으로 촉발된 전임집행부 자금사용처 의혹은 대의원총회 표결로 겉으로는 일단락 됐다. 그러나 여전히 의혹은 남아 있다. 따라서 향후 올 대의원총회서 갑작스럽게 부상한 의료법 개악저지 성금처럼 새로운 추가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조사위원회 부결이 김세영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해석은 옳지 않다. 의혹이 명쾌하게 풀리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관련내용은 논란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그렇기에 김세영 전회장은 지금 자중할 때다. 결국 이 싸움의 끝은 2년 후에 결론이 날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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