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전문센터 명목으로 환자만 빼앗아간다” 성토
대학병원 “특수진료 활성화 목적, 개원가가 예민반응”

전국 대학병원서 환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고자 진료과별로 전문센터를 개설하고 있다. 이미 많은 대학병원서 임플란트, 턱교정이나 양악수술의 명패가 붙은 전문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개원의들은 이 같은 대학병원의 센터설립 붐에 불평불만을 쏟아내기 바쁘다. 암묵적인 환자유인 알선과 밥그릇 뺏기라는 주장이다. 특히 현재 대학병원에 개설된 대부분의 전문센터서 내세우는 치료는 개원가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

A 원장은 “현재 개설된 대학병원의 전문센터서 다루는 치료 대부분을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전문센터를 개설한 후 언론 등을 통해 과도하게 노출시키는 마케팅은 환자를 뺏아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병원 측선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로선 그다지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고 고난이도 테크닉이 요구되는 전문분야 위주로 개설하고 있는데, 개원가서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B 교수는 “각 대학병원별로 효율적 운영계획에 따른 특수센터 활성화에 따라 개설한 것일 뿐”이라며 “최근 전문센터 개설은 각 진료과별 협진을 통해 1차 의료기관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실질적으로 전문센터 개설로 인한 신환 창출효과도 적은데 개원의들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C 치대병원 사무팀은 쏟아지는 항의로 몸살을 앓았다.

해당 병원 사무직원은 “오히려 이 같은 전문센터 개설은 대학병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며 “아직 실질적인 경영증대 효과나 환자 증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매출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라고 하소연 했다.

개원의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스케일링 센터’다.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과 스케일링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것.

D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스케일링센터를 개설한다는 것 자체가 속이 뻔히 보이는 행동 아니냐”며 “언제부터 스케일링이 전문적인 테크닉과 협진이 필요한 진료가 됐는지 모르겠다. 단지 개원의들 밥그릇을 조금이라도 빼앗아 배를 불리려는 속셈 아니냐”고 꼬집었다.

소위 양악수술이라 불리는 턱교정수술 센터 개설에 대해서도 개원의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물론 구강외과와 교정과의 협진이 필수인 만큼 동네치과선 무리가 따르는 진료이긴 하다. 하지만 개원가에도 턱교정수술을 잘 하는 치과는 적지 않다.

한 치대병원 교수는 “턱교정수술이 병원매출의 일정부분을 차지했었으나 2년 전부터는 문의하는 환자의 발길조차 뜸해졌을 정도가 됐다”며 “그 뒤로 성형외과 등에서의 사고 소식이 빗발쳐 보다 안전하고 양질의 진료를 위해 전문센터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개원의들도 정말 특수한 진료나 타 진료과, 특히 의과와의 협진이 필요한 진료에 대해선 센터개설을 인정한다는 의견이다. 구강암, 구순구개열 등의 전문치료가 필요한 경우엔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난케이스 리퍼가 많은 분야도 예외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스케일링 등 애매한 진료분야는 쉽게 결론을 내리긴 힘들다. 대학병원이나 개원가 모두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센터 개설 이후 과도한 마케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지역 개원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오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하다. 당분간 대학병원의 센터설립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갈등을 잘 조율하기 위한 양측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