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만원부터’, ‘월비 별도’ 등 작게 표기 … 환자들 “속은 기분” 분통

치아교정 이미지 하락 더 큰 우려

교정치료비 하락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교정치료비는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진료비를 낮게 책정하는 것 자체를 제재 할 수는 없다. 수가를 적게 받는다고 무작정 비난하기도 어렵다. 아무리 ‘의료’라고 해도 급여 진료비가 아닌 이상 비급여 수가에 대해 간섭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광고를 하는 과정에서 수가가 낮아보이게 하기 위해 부리는 꼼수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배너광고인 것처럼 보이는 이런 이벤트 홍보글들은 저렴한 치료비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치아교정 110만원’이라는 문구 앞에는 ‘부분교정’이라는 단서가 붙어있고, ‘치아교정 199만원’이라는 문구 옆에는 ‘부터’라는 두 글자가 아주 작은 글씨로 적혀있다. 저렴하게 보이기 위해 전체 진료비를 명시하지 않고 아예 매달 분납비용만을 명시하는 곳도 있다. 환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무조건 매달 분납하는 비용만을 명시해 환자는 진료비 자체에 불신을 갖게 된다.

저렴한 총 진료비를 내세우며 추가비용은 없다고 홍보하고선 말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한 교정관련 커뮤니티 회원은 “이벤트 광고를 보고 한 치과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는데 추가비용 전혀 없다고 해놓고 상담하다 보니 결국 추가비용 얘기를 꺼내더라”면서 “불만을 표했더니 다른 직원이 와서 원래는 안 되는데 할인해 주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신뢰가 가지 않아 거기서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더니 이렇게 싼 곳 없다며 회유를 하려했다. 계속 컴플레인을 하다 보니 협박성 말까지 오갔다”면서 불쾌감을 표현했다.

이런 글들이 여과 없이 이런 커뮤니티에서 공유됨에 따라, 일부 치과들의 이런 행태들은 교정치료와 나아가선 치과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교정진료를 주로 하고 있는 A 원장은 “교정치료를 위해 여러 곳의 치과를 다녀온 환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그런 환자들에게서 진료비를 보고 찾아가면 광고에는 없는 비용들이 늘어나거나,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점차 총 진료비가 늘어 기분 상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문제는 그런 환자들은 대부분 치과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간이나 진료비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선 “진료기간이 늘어나 매달 내는 월비가 아깝다. 총치료비를 적게 받더니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불신이 느껴지는 글들이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정학회(회장 김태우)는 최근 열린 총회를 통해 윤리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윤리위원회를 통해 이처럼 물의를 일으키거나 교정진료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치과들에 대해 경고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의 소지가 있는 경우는 치협의 협조를 구해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예전에는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자정작용만을 기대하기엔 이미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속시원한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진료비 하락이나 홍보 전략 역시 생존을 위한 궁여지책일 것. 그러나 과도한 욕심이 교정진료 수요를 줄이고, 치과 전체 파이를 줄어들게 만드는 독이 될 수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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