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온 나라가 세월호 사고 이후 슬픔과 분노로 뒤덮여 있다. 이렇게 전 국민이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일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슬픔과 분노를 함께 공유한지 3주를 넘기고 있지만 마치 나라 전체가 멈춰 있는 것만 같다. 각종 행사들도 속속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나 대중문화 공연이 취소 1순위다. 1년을 준비해 온 행사가 취소되는 건 예사다.
물론 슬픔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는 십분 공감한다. 생떼 같은 자식들을, 내 몸과도 같은 우리 가족을 그 차디찬 물속에 두고 살려내지 못한 부모 마음을, 가족의 아픔을 나누는 것이 한민족으로서 당연한 일이자 사람된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의 장애인의 날 기념 장애인 무료진료 행사 취소는 백번 양보하고 이해해보려 노력해 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물론 이 무료진료는 치과병원 측이 아닌 서울시 관계자의 일방적인 통보로 취소되었다.
서울시 측이 세월호 사고와 일제조사로 인원도 부족하고 하니 취소하자고 했다는 것. 하지만 장애인의 날 기념 장애인 무료진료 행사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취소될만한 행사는 아니다. 뭔가 잘못되었다.
슬픔을 나누는 것은 옳다. 하지만 슬픔을 나누는 것을 핑계로 해야할 일을 외면하는 것은 분명 옳지 않다. 그건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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