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회장선거 합동토론회는 함량미달?

각 후보 변별력 떨어져 … 일부선 ‘합동토론회 무용론’도 대두

치협 차기회장 선거의 합동토론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12일 부산을 시작으로 14일엔 가장 큰 표밭인 수도권 합동토론회가 치협회관서 열렸다. 이후에도 권역별로 합동토론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사실 모든 선거에서  합동토론회는 후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행사다. 치과계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선거인단제로 치러지는 올 치협선거에선 합동토론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해, 일부에선 ‘합동토론회 무용론’ 마저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우선 관심이 없다. 투표권이 없는 일반회원의 무관심은 그렇다 해도, 대의원 또는 선거인단에 뽑힌 유권자들 마저도 토론회에 무관심이다. 합동토론회가 열리는 지부마다 유권자 없이 지부임원과 후보자 캠프에서 참관하러 온 관계자들만 넘친다.

진행방식도 문제다. 합동토론회 자체가 후보자들의 변별력을 강화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뻔한 질문에 뻔한 답변’이 이어지다보니 처음부터 합동토론회의 흥행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지난 12일 서울 토론회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지부 공통질문은 질문 자체가 진부해서 관심이 떨어지고, 후보자 상호질문은 너무나 어렵고 답변은 더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실제로 지부들은 무난한 질문으로 논란을 피해갔다. 이 같은 방식은 3년 전에도, 6년 전에도 비슷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질문’으로 일관했다.

반면 후보자 상호질문은 각 캠프에서 지나치게 머리를 굴리다보니 질문의 요점이 분명하게 잡히질 않았다. 후보자 캠프들은 ‘경쟁후보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싶다는 현실적인 목적과 자칫 노골적인 공격성 질문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면서 지나치게 질문을 빙빙 돌렸다.
또한 반론이나 재반론이 없다보니 질문에 맞지 않는 답변을 해도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이러한 토론회 방식으론 후보자들의 정책적 차별이나 인물을 제대로 평가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처럼 변별력 떨어지는 ‘함량미달’ 합동토론회가 이뤄지는 배경에는 선관위의 ‘복지부동’도 한 몫 거들었다. 실제로 12일 서울 토론회는 당일 오후에 방식이 바뀌는 일도 벌어졌다. 선관위가 후보자들에게 너무 끌려 다니다보니 빚어진 일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후보자들도 합동토론회가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접은지 오래다. 그냥 관행적으로 치러지는 행사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주최자 중심이 아닌 유권자 눈높이서 토론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좀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결과적으로 올 치협선거 합동토론회는 ‘과연 합동토론회가 필요한가’라는 회의(懷疑)만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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