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치협을 필두로 치과계는 오랜 기간 저수가 덤핑 치과와 지리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저수가 덤핑 치과는 그만큼 치료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과잉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치과의사들의 우려는 합당하다.

하지만 취재를 다니다 보면 치과기자재 업체들이 이 싸움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그 이면에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이율배반적 행동이 자리 잡고 있다.
업체들 사이선 치과의사들이 저수가 덤핑 치과를 우려하는 것만큼 유통질서를 흩트리는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다. 무분별한 저가정책으로 인해 유통구조가 문란해지고, 그로 인해 양질의 치과기자재를 공급해온 업체들이 병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간 종국에는 저품질의 저가 제품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국민건강 저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저수가 덤핑 치과나 일부 온라인 쇼핑몰의 유해성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해주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없다.
정상적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재료상에게 “온라인 쇼핑몰은 이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왜 너희는 이 가격을 맞출 수 없냐”고 오히려 따져 묻는 치과의사가 있을 정도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 아닌가? 상담실에서, “어디어디 치과는 임플란트가 70만원밖에 안되는데, 왜 여기는 그 가격에 맞춰주지 않나요?”라는 환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되돌아보자. 저수가 덤핑 치과는 욕하면서, 가격을 맞춰주지 않는 단골 재료상에게 불편한 마음을 갖지는 않았는지. 자신이 한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나 똑같다. 내 일에는 사회윤리를, 남 일에는 시장경제를 들이미는 이중잣대야 말로 치과계서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종양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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