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와 마음 나눈 시간 소중해"

탈북자수용시설인 하나원에서 지난 23일 125기가 퇴소식을 했다. 특히 이번 퇴소식에는 다른 때와 달리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하나원 분원에서 지난 3~4년 동안 봉사 활동을 해 온 노선철 기공소장이 감사패를 받게 된 것이다.
노 소장은 “나보다 더 오랫동안 하나원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분들도 많은데 이렇게 감사패를 받게 될 줄 몰랐다”며 “이렇게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준 열린치과의사회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노 소장은 열린치과의사회 안창영 전 회장의 추천으로 하나원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둘째, 셋째, 넷째 토요일이면 노 소장은 하나원 분원으로 향한다.
노 소장은 “오후 5시 30분부터 봉사 활동을 하지만 미리 차트를 찾아 보고 그 날 진료 대상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랩한 사람들 자켓도 만들어 주고 교육생 질서도 잡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밤 9시를 훌쩍 넘어간다.

처음에는 두려운 마음 앞서
봉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바쁜 일정을 쪼개서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는 하나원에 가는 일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더욱이 탈북자들에 대해 두려운 마음도 없지 않았었다.
하나원 교육생들은 진료 순서에 관계없이 불쑥불쑥 들어오기도 하고 오래 기다리면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8주 교육이 끝나면 서로 많이 친해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 소장에게 속을 터놓는 사람도 생겼다.
하나원 교육생들의 고민거리는 밖에 나가서 뭘 해야 할 지, 어떻게 생활해야 할 지 등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원 분원에 있는 교육생들의 연령대는 20~70대까지 폭이 넓지만 주로 30~40대가 대부분이다.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가장들이 해야 하는 고민을 그들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가끔씩 하나원 교육생들 가운데 치기공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 노 소장은 치기공사도 좋은 직업이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교육생들과 친밀감 형성
노 소장은 “이제는 하나원 교육생들과 밖에서 함께 담배도 피우고 그들의 고민에도 귀를 기울여줄 정도로 그들과 친밀감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노 소장은 그들이 안쓰럽고 빨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가끔은 하나원 교육생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람도 생긴다. 하나원 124기 교육생 중 24세 젊은 청년이 노 소장을 잘 따랐었다.
노 소장은 이렇게 친밀감을 갖게 된 점에서 감사패를 받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는 설명도 했다. 노 소장은 지난해 열린치과의사회에서 봉사상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노 소장은 감사패를 받으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더 친근하게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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