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쇼핑몰 보험가보다 싼 거래로 빌미 제공

Ni-Ti file 등재가격보다 32% 저렴
복지부-관세청 ‘가격조작죄’ 신설

치과계에 몰아닥칠 또 하나의 태풍이 잉태되고 있다. 보험 적용되는 ‘치료재료’ 수가에 대한 점검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복지부와 관세청은 ‘보험재정 누수방지를 위한 정보교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일부 수입업체가 치료재료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적발되면서 현실화 됐다.
나아가 관세청은 관세법에 ‘가격조작죄’를 신설, 지난 달 1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조작죄는 ‘부당이득을 목적으로 수출입가격을 조작하는 행위’로 명시하고 있으며, 적발시에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최근 심평원은 치재협에 공식적으로 ‘치료재료’ 실거래가 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특히 일부 쇼핑몰을 중심으로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재료가 심평원 등재가격보다 저렴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있다.
치료재료 실거래가 조사에 나선 심평원의 의도는 분명하다. 사실상 보험수가 인하가 주목적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치과치료의 보장성이 확대되면서 건보재정 건전화를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일부 치료재료는 심평원에 등재된 재료가격보다 쇼핑몰 실거래가격이 더 싸다. 엔도치료에 필요한 Ni-Ti file이 대표적이다. 현재 심평원이 인정하는 Ni-Ti file 재료대는 12,000원이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9월 3일 기준)한 쇼핑몰 최저가는 6개 한 팩이 48,500원으로 조사됐다.
결국 file 하나가 8,083원인 셈이다. 심평원 재료대보다 3,917원이나 저렴한 금액이다. 다시 말해 심평원 재료대보다 쇼핑몰 실거래가격이 32% 싸다는 의미다. 이를 근거로 심평원은 보험수가를 최소 재료대 차액만큼 내리겠다는 의중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일선 동네치과가 입을 수밖에 없다. 일부 보험치료의 수가하락은 전체 치과계엔 어마어마한 손해를 끼치게 된다. 이에 대해 치협 김종훈 자재이사는 “일부 수입업체의 과도한 밀어내기 프로모션이 ‘물물교환(일명 빠다)’을 거치면서 쇼핑몰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치협은 자재위원회와 보험위원회가 공동으로 해결책을 모색중이다. 김종훈 이사는 “우선 대부분의 수입, 유통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치재협에 무리한 가격결정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해 놓았다”며 “만약 치재협이 일부 회원사의 무리한 가격마케팅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치협이 직접 주요 쇼핑몰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수입업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수입업체가 직접 쇼핑몰에 제품을 공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오히려 “일부 쇼핑몰들의 무리한 가격정책으로 수입업체야말로 최대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또한 해당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앞으론 과도한 프로모션을 자제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중요한 것은 보험수가를 낮추기 위한 심평원의 전략에 치과계가 말려들어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특히 치과계 내부의 과당경쟁으로 빌미를 제공하는 우를 범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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