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순례 新고수를 찾아서(23) - 중구 김용호치과 김용호 원장

김용호 원장은 군의관을 마치고 대학에 5년을 근무하다가 지금의 자리에 치과를 열었다. 벌써 8년이나 지난 얘기다. 이 기간 동안 많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김 원장은 나름의 진료철학을 닦을 수 있었다. 그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치료이다.

김 원장은 이를 토탈 케어라고 표현했다. 환자들은 아픈 치아 때문에 치과를 찾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옆의 치아가 더 문제일 수 있으므로, 환자들에게 반드시 이를 설명하고 장래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치료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원장은 환자 한명 한명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성을 들여 치료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환자에게 이를 납득시킨다. 싫어하는 환자도 있지만 좋아하는 환자들이 더 많고, 때문에 적어도 절반 정도는 김 원장의 치료계획에 동의한다.

이는 경영적인 관점과는 다른 얘기라고 김 원장은 강조하고 싶어 했다. 경영이 아니라 구강건강 자체에 초점을 두고 깊은 대화를 나눴을 때 환자들은 그 치료에 동의하건, 하지 않건 시간이 지난 후엔 그 의사를 더욱 신뢰하게 되고, 결국 평생환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WHO가 발표한 치과의사의 1일 적정 환자 수는 14~16명이지만, 우리의 경우 이 정도면 정상이 아니다. 최소 30명은 봐야 운영이 가능한데 이런 상황에서 환자들과 길게 얘기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대다수 개원의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길게 보면 차근차근 해낸 일이 더 효과적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치과의사로서 일에 재미를 찾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환자들도 길게 대화 나눠야 신뢰
김용호 원장의 차별화는 여기에 핵심이 있다. 그는 이 같은 치료방식이 개원가의 새로운 파이가 돼야 한다고도 믿는다. 성형이나 피부과에 의료비를 지출하기보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치아에 비용을 투자해야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런 마인드를 심어주는 자체가 치과계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라고 김 원장은 믿는다.

그러다 보니 그는 규격화된 진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진료에 있어서의 규격은 상식에서 벗어난 극소수 환자와 치과의사를 통제하기 위해 만들지만, 결국 그 가이드라인이 치과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인데, 이 같은 진료 규격화에 대한 입장은 보험당국에도 똑같이 들려주고 싶은 얘기이다.
김용호 원장의 진료 원칙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진단과 치료계획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 둘째, 치료한 부분에 대해선 적어도 5~10년 후의 대책까지 미리 세울 것. 셋째, 환자의 생활패턴 전반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 넷째, 자신의 진료능력을 항상 체크할 것.

추천하고 싶은 임상서적으론 Boucher 교수의 제자들이(서울치대 김영수 교수 등) 함께 쓴 ‘Prosthodontic Treatment for Edentulous Patient’와 ‘Geriatric Dentistry’를 꼽았다. 특히 총의치학 교과서에 나오는 ‘환자와의 대화’편을 꼭 읽어보길 권했다.
김 원장은 현재 서울시치과의사회 학술위원 및 치협 고충처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개원가가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부문에서 역할을 맡았으므로 이 또한 보람있는 일이다. 후배들에겐 ‘서두르지 말자’고 조언했다. 또 ‘주변의 선배 동료들과 자주 대화를 나눠 피할 수 있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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