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지금이라도 취소 결정이 바람직 … 복지부와 보수교육 탄력적용 논의 들어가”
서치 “행사 하루 전 취소 현실적으로 어려워 … 철저한 방역으로 안전 최우선 약속”
서치, 돈 문제로 SIDEX 강행 여론 부담 … 치협도 ‘행사취소 권고’ 타이밍 지적 나와

서울시치과의사회의 SIDEX 2020 개최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어제 하루 종일 대중언론은 ‘이 시국에 수천명 모이는 치과의사 행사 강행’ 제목으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주요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도 게재되어 일반인들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서치와 SIDEX 조직위원회는 ‘정상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개최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맞을 것이다. 서치는 이미 ‘개최 취소’ 타이밍을 놓쳤다.

서치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행사일정을 고려할 때 취소 결정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치과계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마냥 무시하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논란이 커지자, 최근 며칠 새 서치 사무국에는 수백명의 치과의사들이 등록취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협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수차례 여러 경로를 통해 ‘SIDEX 취소’를 권고해 왔다. 이는 말이 권고지, 사실상 취소요청이나 다름없다. 특히 치협에 대한 압박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부지부와 서울시의 취소 요청에도 서치가 꿈쩍 않자, 치협은 공식적으로 ‘SIDEX 개최 재검토’를 서치에 요청했다.

치협은 지난 1일 이상훈 집행부 출범 이후 첫 언론브리핑서 “치협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정부의 6월 14일까지 행사 자제요청으로 통합치의학과 오프라인교육을 일시 중지했다”며 “서치가 SIDEX 2020 개최여부를 다시 한 번 재검토 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이상훈 회장은 “회원들의 보수교육 이수 기회가 적어지는 문제는 복지부와 탄력적 운영 방안을 협의하겠다”며 “당장 올해 온라인으로 보수교육 4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검토하는 방안을 복지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서치는 정상개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어제 오늘(4일) 방송과 신문 등 대중언론의 ‘SIDEX 개최’에 대한 거센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로 인해 일반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은 급속히 확산됐다.

이에 치협은 다시 한 번 어제 ‘SIDEX 행사취소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입장문은 치협 임원일동으로 배포됐다.

문제는 SIDEX 대회장을 맡고 있는 김민겸 서치회장이 현직 치협 부회장 신분이라는 점이다. 치협 김민겸 부회장이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서치에 행사취소를 요구하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치협의 서치에 대한 행사취소 요청 타이밍도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치는 지난 달 30일 임시이사회를 갖고 SIDEX 정상개최를 재확인했다. 치협이 행사취소를 요청하려면 최소한 서치 임시이사회 전에 하는 게 바람직했다는 얘기다.

서치 입장에선 행사 일주일 전 임시이사회를 거쳐 재확인한 정상개최 입장을 다시 번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개막 하루 전 시점서 서치가 SIDEX를 전격 취소하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그에 따른 혼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개최 취소’는 지자체(서울시)가 취소 권고가 아닌 법적 강제성이 있는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논란은 치협과 서치의 갈등 양상으로만 비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도는 치과계 전체에도 득이 될게 없는 모양새다.

치협은 회원의 안전과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수차례에 거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다만 치협이 현실적으로 SIDEX 취소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서치도 이러한 치과계 안팎의 우려 여론을 고려해, 철저한 방역으로써 안전한 행사를 치뤄내야만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가능하다면 학술대회 행사를 일부 축소하거나, 치협의 협조를 얻어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논란의 책임과 평가는 추후 따져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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