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DC 운영자금 10억원 전시업체에 전가 성토 … APDC 공동개최가 잉태한 예고된 집단반발
‘임원사 전면 보이콧-회원사 50% 축소’ 결의 … 서치 “17년 만에 첫 부스비 인상” 적극 해명

한국치과산업협회(회장 임훈택) 소속 전시업체들이 일방적인 SIDEX 전시부스비 20% 인상에 집단반발로 맞섰다. 치산협은 지난 11일 ‘APDC(SIDEX 2019) 전시부스비 20% 인상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선언하였다.

<임훈택 회장>

이 자리서 치산협은 ‘누구를 위한 APDC 운영인가?’라며 부스비 인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였다. 임훈택 회장은 “이번 APDC(SIDEX 2019) 조직위의 일방적인 부스비 20% 인상 결정은 대표적인 ‘갑질’ 사례”라며 “치산협 소속 전시업체들은 부스비 20% 부스비 인상에 결사 반대운동을 결의하였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치는 지난 8월 이사회서 내년 SIDEX 전시부스료 20% 인상을 전격 결정하였다. 이로써 부스료는 올해보다 부스당 50만원(독립부스 240만원→290만원, 기본부스 275만원→325만원)이 상승하게 됐다.

인상 폭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인상소식이 전해지자, 치산협 등 전시업체들은 관련 모임을 갖고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치산협 소속 전시업체들은 전시부스 보이콧이라는 집단행동 카드를 꺼내들었다.

치산협의 구체적인 보이콧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치산협 임원사들은 전면적인 부스불참을 결의하였다. 또 치산협 회원사들에겐 전년대비 50% 전시부스 축소를 권고하기로 했다.

현재 치산협 소속 회원사 중 전시회 참여업체는 170여곳으로 알려졌다. 이중 120개 업체가 ‘치산협 결정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그만큼 전시업체들의 불만이 극심하다는 반증이다.

치산협 안제모 부회장은 “각기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치산협 회원사들이 단 하루 만에 시덱스 전시부스 축소 결정에 동참의사를 밝혀 왔다”며 “이는 치산협 역사서도 매우 보기 드문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시업체들의 극심한 반발은 부스비 인상과정서 기인한다. 내년 시덱스는 치협이 주최하는 APDC와 함께 치러진다.

치협과 서치의 공동개최 합의과정서 ‘서치가 시덱스 잉여금 중 10억원을 치협에 제공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공개됐다.

치산협은 “해마다 시덱스는 10억원 정도의 잉여금이 발생한다”며 “부스비 인상은 내년 APDC 공동개최로 서치가 치협에 지급할 10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치산협은 APDC 공동개최로 치협에 주어야할 10억원을 부스비 인상방식으로 전시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같은 사실은 서치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서치가 밝힌 부스비 인상요인에 APDC 공동개최가 큰 이유임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치는 APDC 공동개최가 부스비 인상요인의 전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치가 같은 날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덱스 부스비는 지난 17년 동안 단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첫 시덱스(2001년) 부스비와 2018년 전시부스료는 240만원으로 같았다. 서치는 17년 동안 동결되어 있던 부스비를 처음 인상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럼에도 치산협 회원사들의 내년 APDC 전시부스 보이콧 움직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 이유로 업계 불황이 꼽힌다. 국내 치과기자재산업은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이미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지부, 학회 등 각종 학술대회가 넘쳐나면서 전시업체들이 부스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그럼에도 평소 친분이 있는 치과의사들의 요청으로 상당수 전시업체들은 무작정 전시회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와중에 내년 SIDEX 전시부스비가 20% 인상되면서 견디다 못한 전시업체들이 집단반발이라는 방식으로 폭발했다.

여기에 올해 다시 시작한 치산협의 자체 전시회인 KDX 부활도 한 몫 거든 것으로 보인다. 치산협은 이날 기자회견서 ‘내년 4월 KDX 2019 전시회를 독자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번 치산협의 부스비 인상 집단반발은 쉽게 진정되기 힘든 상황이다. 임훈택 회장은 “인상율 조정을 놓고 어떠한 협상도 없다”며 “APDC와 서치의 부스비 인상철회 만이 현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치산협의 집단움직임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우선 수십 부스 이상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업체들의 반응이 미온적이다. 치산협에 동의서를 제출한 전시업체 대부분은 소규모 업체로 알려져 있다.

대형 전시업체들의 동참 없이는 ‘실패한 저항’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날 기자회견서도 임훈택 회장과 안제모 부회장의 미묘한 입장차가 확인되기도 했다.

임훈택 회장은 “임원사들이 전시참여 전면 보이콧으로 앞장서, 회원사들의 동참을 독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이미 이사회서 임원사들은 내년 시덱스에 단 한 부스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안제모 부회장은 “임원사들의 전면 부스 보이콧은 결의된 사항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덱스 전시회 효과와 임원사로서 입장이 교차하는 모습이 비쳐졌다.

결국 치산협 소속 전시업체들의 시덱스 부스비 20% 인상 집단반발 움직임은 ‘회원사들이 얼마나 동참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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