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 앞서 임시 임원 선출이 ‘신의 한수’ … 대의원들은 사실상 김철수 회장 체제 인정
박영섭 전 부회장 조만간 불출마 선언할 듯 … 일각선 ‘대의원-회원 정서 괴리’로 역풍 제기

결국 김철수 전임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어제(11일) 열렸던 치협 임시대의원총회 결과에 대한 대부분의 총평이다.

임시대의원총회는 어떤 의미에선 ‘김철수 전 회장을 위한 총회’로 기록될 만 했다. 김 전 회장은 소송단의 가처분 소송으로 한 번 무효가 되었던 마경화 직무대행 카드를 대의원총회서 그대로 밀어부쳐 관철시키는 뚝심을 보여줬다.

또한 30대 집행부 임원 전원을 임시 임원으로 재선임 받은 부분도 김철수 전임회장에겐 큰 승리였다. 더욱 중요한 점은 대의원 표결 결과다.

임총서 대의원들은 현 임원 재선임 안건에  82% 찬성률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화답했다. 사실상 30대 김철수 집행부에 대한 재신임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회장 직무대행 선출보다 현 임원 재선임 안건을 먼저 처리한 게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당초 앞서 진행(오전 11시)된 지부장회의서는 한쪽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오히려 적지 않은 지부장들이 집행부 주도의 안건에 내심 반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고 전해졌다.

심지어 당일 오전 열린 지부장회의 전에는 회장 직무대행을 놓고 마경화 보험담당부회장과 이상복 지부담당부회장(서치 회장)의 표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회장 직무대행은 이사회서 선출 한다’는 정관을 근거로 직무대행 선출보다 임시 임원 선출을 먼저 진행했다.

따라서 현장서 일괄 사퇴의사를 밝힌 현 임원들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고, 대의원들의 표결에 부쳐졌다. 그 결과 82%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자, 이후 현장 임시이사회서 마경화 직무대행 선출로 이어졌다. 임시이사회서 선출한 마 직무대행은 대의원총회서 만장일치로 추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선관위원 구성과 선거관리 규정도 마찬가지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이 역시 대의원 표결이 있었으나, 임시 집행부에 위임하는 안건이 85%의 높은 찬성률로 쉽게 의결되었다. 결과적으로 선관위 구성도 김철수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의미로 읽힌다.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된 ‘재선거 당선자 임기’도 김철수 전임회장의 의중대로 ‘잔여임기(2년)’로 결정됐다. 이 안건은 정관 위반이라는 소송단과 일부 대의원들의 지적이 어느 정도 타당해 보였다. 그럼에도 대다수 대의원들은 표결 결과 66% 찬성으로 잔여임기를 주장한 김철수 전 회장에게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김철수 전임회장은 자신이 사전에 입장을 밝힌 내용대로 임시총회 결과를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새로 공고될 재선거 일정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제(11일) 임시대의원총회 결과로 5월 초 예상되는 ‘회장단 재선거가 경선으로 흐르기는 어렵다’는 섣부른 판단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최근 재선거 출마를 결심하고 광폭행보를 보였던 박영섭 전 부회장이 조만간 불출마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임시대의원총회의 일방적인 결과가 오히려 재선거 과정서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대의원들의 정서와 일반회원들의 괴리감을 근거로 삼는다. 대의원총회가 일방적인 ‘김철수 전 회장에 대한 힘 실어주기’로 비쳐지면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다만 이 같은 반발도 타 후보의 출마로 인한 경선이 만들어질 경우에만 현실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어제 임시대의원총회 결과로 재선거 경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정치는 창의력의 예술이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아이디어로 구도를 만들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할 때 선거에선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9대, 30대 당선자들의 승리배경에는 이 같은 창의력을 현실로 옮겨 놓은 정치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임시대의원총회 결과로 김철수 전임회장의 재선거 당선은 한층 높아졌으나, 이대로 모든 게 마무리 됐다는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요기 베라의 명언은 비단 야구장서만 통용되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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