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이 나는 경영은 원장 개인의 몫이 아니다’

얼마 전 TV에서 ‘행복난민’이라는 다큐를 본적이 있다. 덴마크 근로자의 근무여건을 살펴보고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을 하는 내용이었다.

덴마크는 법정근로시간이 주 37시간이다. 주 5일로 봤을 때 하루 7.4시간을 일한다. 직장인 평균 퇴근시간이 오후 4시, 실업자에게 2년간 기존급여의 80-90%가 실업급여로 지급된다. 얼핏보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처럼 보인다. 역시 최저임금 시간당 4만원의 구성원은 달라 보였다.

그러나 업무시간에 직원이 페이스북을 하거나 개인적인 이메일, 인터넷 등을 하다 발각되면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구성원들 스스로 개인의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스스로 일과 근무시간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 오히려 업무강도는 일하는 시간이 많은 한국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반면 한국에선 업무시간 ‘스마트폰을 하지 말라’고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또 수시로 개인용무를 보고 눈치 보며 인터넷을 검색하는 일도 다반사다. 직원들은 그 이유로 덴마크보다 연봉이 적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동네치과서 직원 구인난이 심각한 요인으로 실업급여를 지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업급여는 정말 불가피한 해고로 가정을 끌어가기 어려운 근로자들이 최저생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구직활동을 위해 지원되는 국가지원 제도다.

직장 구하기 쉬운 치과위생사들이 6개월 일하고 6개월 놀며 누려야 하는 제도가 아니다. 개원가서 직원구인이 어렵다보니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겠다며 ‘한 달만 더 일해달라’ 등을 먼저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명 ‘욜로족’ 대열에 끼어있는 경우도 많다보니 이러한 말들도 나오는 것 같다.

이 같은 사례는 덴마크서도 나타나는 문제다. 좋은 복지제도를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나 있기 마련이다. 세금 많이 내는 게 바보 취급당하는 사회는 정상적이지 않다. 온갖 절세방법을 연구하게 하는 것보다 세금 많이 내는 사업장에 혜택을 주고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이 최소한 인간답게 사는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제도가 먼저 보완되지 않았다 해도 나라의 존속은 국민의 몫이다. 자신의 행동과 업무에 임하는 자세가 연봉에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어느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치과의 복지제도는 어떨까. 매년 급여는 올라야 하고 치과경영은 의사 1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달았다. 유기적으로 도덕적 해이 없이 몰입해도 수익과 복지가 함께 늘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친구 치과는 해외여행도 보낸주는데’, ‘친구는 연봉이 얼마인데’ 등 이러한 막연한 비교로 치과를 평가하려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근로기준법이 제시하는 근로자의 권리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직원은 업무에도 집중해 주는 게 책무다. 복지는 그다음 고민할 문제다.

높은 연봉을 받고 싶은 마음은 직장인 누구나 똑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 몰입하는 근무가 필요하다. 자신의 사적인 일은 공적인 시간에 다 처리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지시한 사항만 겨우 처리하고 시간되면 퇴근하기 바쁜 패턴으론 나아질 수 없는 노릇이다.

주변서 흔히 볼 수 있는 잦은 지각과 감정변화로 인한 종잡을 수 없는 업무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 잦은 병가나 책임감 없이 문자로 날리는 무단결근 사유는 이제 벗어나야 한다. 덴마크처럼 복지의 강화는 그만큼 책임과 의무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근로기준법은 직원이 누려야할 최소한의 기본보장이다. 그마저도 시행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태도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이상의 복지와 근무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면 수익이 나는 경영이어야 한다. 치과경영도 마찬가지다.

치과에서 수익이 나는 경영은 원장 개인의 노력으로만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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