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서도 말 한마디가 공동체 흔들어 놓는 일 비일비재 빚어져

경북 예천군 한 마을에는 특이한 무덤이 있다. 일명 언총(言塚)이다. 예전 이 마을에는 여러 성씨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문중간의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고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로 인해 큰 싸움이 벌어지곤 했다. 사람들은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마을을 찾은 한 나그네가 이 마을의 지형을 보고 예방책을 알려주었다. 산의 모양이 개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과 닮아 주중개산이라 불렀는데, 입을 벌리고 항상 짖으니 마을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가 짖지 못하게 지형의 변화를 준다면 예방이 된다는 나그네의 말에 따라 항상 싸움의 발단이 되어온 마을의 많은 말들을 사발에 담아 주둥개산에 묻어 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 이후부터는 마을에서 싸움은 없어지고 지금까지 평온하고 화목하게 잘 지낸다고 전해지고 있다. 말을 아끼니 분란의 씨앗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말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온당한 말 한마디가 천냥 빚만 갚는 게 아니라 공동체를 흔들어 놓기도 한다.

말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살도 붙고 살을 빼기도 한다. 전달받은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포함하여 생략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한다. 더군다나 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평소 내가 별로라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뉘앙스까지 첨부해 전해진다.

철이가 순이 예쁘다는데
철이는 취향이 독특해 순이 같은 애를 예쁘다라고 생각해
철이가 순이를 좋아하나봐
철이가 순이를 좋아해
있잖아, 철이랑 순이가 사귄데.

평소 영희가 철이를 좋아했다면 영희를 통해 나가는 말은
순이가 철이를 귀찮게 따라다닌다는데
순이는 이상한 애야
순이가 철이를 짝사랑한데
순이가 철이를 유혹했다는데,

순이는 처음부터 아무 짓도 하지 않았고 대화에도 없었지만 어느새 순이는 이상한 아이로 철이를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애가 되고 만다.

친구들 몇 명을 거치는 동안 순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 한사람만 개입되어도 말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남자원장과 직원간의 문제서도 이런 문제는 발생한다. 일도 잘하고 친절하고 얼굴까지 고우면 어떤 원장이 아끼지 않겠는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꿀 떨어지게 되어있다.
평소 많이 혼나는 스텝은 그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자신의 잘못으로 자신만 혼나는 것이 아니라 원장은 그 스텝만 좋아해서 자신에게 부당하게 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말은 자신의 처지나 현상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고 그 사소함이 결국 친절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구설수에 올라 사직을 하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까지 발전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제대로 실체를 밝힐 수도 없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 말이다.

가끔은 동조하기 힘들 때 생각이 다를 때 부딪치는 것 보다 침묵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다. 하늘의 천둥과 벼락이 사막의 침묵이라고 말했던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겨보면 어떨까 싶다.

 

 

 

저작권자 © 덴탈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