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후 적응 못하고 1~2개월 만에 그만둬 … 개원가 “요즘엔 4~5월은 퇴사시즌” 쓴웃음

일선치과서 신규직원이 근무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입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2~3월 채용시즌에 어렵게 직원을 구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 채 1~2개월 만에 다시 구인시장으로 내몰리게 된 개원의들 입장선 한숨이 절로 나온다.

최근 3월에 채용한 신규직원의 일방적인 퇴사통보를 받은 서울의 한 개원의는 “요즘 세대 직원들은 여러 가지 치과상황이 기대했던 것과 안 맞으면 쉽게 퇴사를 결정하는 것 같다”며 “이제 겨우 한 사람 몫 할 만큼 가르쳐놨는데 힘들다고 그만둬 버리면 직원 몇 명으로 어렵게 운영하고 있는 동네치과 입장선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 “요즘엔 동료 개원의들끼리 2~3월은 채용시즌, 4~5월은 퇴사시즌이라는 웃지 못 할 우스갯소리마저 할 정도”라며 “새로 직원을 구하기까지 또 고생할 걸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치위생계선 오래도록 달라지는 게 없는 직원 처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배출되는 신규직원들의 눈높이는 높아지는데, 치과 보조인력의 급여나 복지수준은 정체되어 있다는 것.
한 치위생학과 교수는 “진로선택에 있어 가능하면 전공을 살리는 쪽을 선택했던 예전 세대에 비해,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근무조건에 민감하고 진로결정이 유연하다”며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디기보다는 금방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개원의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상당수 개원의들은 신규직원들의 부적응 문제의 주된 원인으로 현실과 괴리된 교육환경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 임상현장서 활용되는 술식을 가르치는데 소홀하면서, 학생들의 기대수준은 비현실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개원의는 “실제 임상현장서 주로 활용되는 업무능력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면서 이상론에 치우쳐 현행 의료법상 치과위생사가 하기 어려운 업무영역까지 교과서에 포함시키고, 졸업생들에겐 과한 기대심리만 주입하는 현행 교육시스템엔 분명 문제가 있다”며 “스케일링조차 제대로 못하고 진료보조나 상담 등 실제 업무능력은 현저히 떨어져 채용 이후엔 처음부터 새로 다 가르쳐야 하는데, 초봉이나 근무조건을 입맛에 맞게 맞춰줄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지만 입사 전 기대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임상현장이 주된 원인이라는 진단은 동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입직원의 퇴사요인을 되짚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입사 초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원가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는 “채용단계서 얘기됐던 사항이 실제 근무선 잘 지켜지지 않아 실망한 신규직원들이 단기간에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채용과정서 근무환경과 복지조건을 가감 없이 고지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은 물론, 피치 못할 상황 변화가 있을 경우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잘 적응하고 있지 못하다거나 스스로가 잦은 실수로 치과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쓸데없는 걱정도 주된 퇴사요인”이라면서 “신입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업무내용과 수준을 명확히 알려주고 잘한 부분에 대해선 적절한 칭찬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덧붙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작은 과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가능하다면 치과 내부에서 롤모델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선배를 지정해주고 치과서 잘 성장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결실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신규직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기에 적절한 방법”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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