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만 근무하는 치과 가지마라' 대표적인 사례
신규개원, 양수치과, 초년차 소아·교정치과 근무도 기피
속설에 휘둘리기보단 개별치과 상황 꼼꼼한 체크가 중요

구직과 관련해 치과위생사들 사이서 떠도는 불문율이 많다. '간호조무사만 근무하는 치과엔 가지마라', '원장 가족이 실장인 치과는 피하라' 같은 격언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탭 커뮤니티나 구인구직 관련 게시판서 실제 '선배의 조언'이란 명목으로 떠도는 말이다. 주로 신규개원치과, 양수치과도 기피대상으로 꼽힌다. 아예 계속 일할 게 아니라면 첫 직장부터 소아치과나 교정치과를 선택하는 건 피하라는 속설도 있다.

이 같은 불문율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형태의 치과근무를 겪어본 치과위생사들의 실제 경험담에 기초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구직 관련해 고민이 많은 저연차 치과위생사들 사이선 꽤 신뢰를 얻고 있다. 스탭 커뮤니티선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고충사례를 소개하는 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올해 졸업하고 최근 근무할 치과를 결정한 한 치과위생사는 "이미 임상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배들이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기왕이면 좋은 치과서 시작하고 싶어, 피하라는 유형의 치과들은 구직과정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불문율들이 과연 객관적으로도 신뢰할 만한지, 모든 사례에 적용이 가능한지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어떤 유형의 치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실제론 '시끄러운 소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는 치과위생사들도 많고, 문제없이 잘 근무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굳이 커뮤니티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이유가 없다. 반면 부정적인 경험을 한 치과위생사들은 다르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고 공감을 받고 싶은 심정으로 경험담을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일부 편견 섞인 불문율로 인해 구인시장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량한 치과'들도 많다. 또 확실하지 않은 불문율에 기대다가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치과위생사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인 기피유형으로 꼽히는 '원장 가족이 실장인' 서울의 한 치과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한 직원은 "처음엔 조금 꺼려지기도 했지만, 원장과 원장 가족 모두 오픈마인드여서 오히려 더 소통이 쉽고 원활하다"며 "다른 치과선 쉽게 전하기 쉬운 사정들도 자연스럽게 원장에게 전달되고 배려할 부분은 확실히 배려해주어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다른 속설도 마찬가지다. 근무하는 치과위생사가 많은 대형치과보다는 간호조무사만 근무하는 치과일수록 치과위생사 구인이 더 절실할 확률이 더 높다. 물론 그렇지 않은 치과도 있겠지만, 확률상 절실한 만큼 급여나 근무여건에서 더 배려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신규개원치과나 양수치과의 경우도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 여러 고충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치과서 근무하는 치과위생사보다 배울 것도 많고 어려운 과정을 함께 거치면 인정받기 쉽다는 강점도 있다. 선호하는 가치에 따라서, 누군가에겐 단점인 환경이 다른 누군가에겐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랜 경력의 한 치과위생사 출신 경영컨설턴트는 "구직과정서 성급하게 일반화된 타인의 경험담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보단 실제 지원한 치과의 상황과 근무여건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부분에서 이상적인 치과는 없다. 새로 들어간 치과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열린 마인드와 함께 최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하지 않는 조건은 선택기준에서 과감히 배제할 수 있는 판단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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