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첫 직선제 선거판이 시끄럽다. 치협 협회장 선거가 사상 처음 직접선거로 치러지고 규모가 가장 큰 서울, 경기지부도 동시에 직선제로 진행되다보니 연일 말도 많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조금 소란스럽다 하여 직선제를 막을 명분은 되질 못한다.

이 와중에 회원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후보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직선제의 핵심은 회원이 주인이라는 기본적인 명제를 확인시켜 주는 형식적 제도다. 따라서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유권자들로부터 평가받는 자리에 스스로 올라 선 셈이다. 그럼에도 일부후보는 이 사실을 망각한 채 자신이 경쟁후보를 평가하고, 심지어 언론마저 평가하려는 잘못된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누구나 심판대에 올라서는 일은 두려울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맷집이라면 다시 생각하는 게 좋을 듯 싶다.
선거에 나선 후보는 선수나 다름없다. 선수는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받기 위해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하면 그만이다.

반면 언론은 유권자인 치과의사들에게 후보자들을 검증하여 정보를 제공할 책무를 맡고 있다. 때로는 심판(선관위)이 선수가 저지른 반칙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할 때도 언론은 누구의 압박과 겁박에도 굴하지 않고 사명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첫 직선제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일부후보는 자신이 직접 경쟁후보와 언론을 평가하려 나서고 있다. 이러한 장면은 심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선수가 직접 심판을 보겠다고 나서는 모양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후보가 아니라면 검증받을 이유가 없다. 반대로 출마를 결심하고 후보로 나섰다면 검증은 의무이자 책임이다. 

동창회가 나서 공개적으로 특정후보 지지문자를 발송하고, 이를 지적하는 언론의 보도를 후보캠프서 공격하는 모양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창회 단체 지지문자는 선거규정 위반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동창회 지지문자는 후보캠프와 무관하게 발송되었다고 해명하면 될 일이 아닌가. 그럼에도 적반하장 식으로 소송을 운운하는 행태는 후보 자질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모든 선거는 각 후보자들이 짜놓은 프레임으로 흘러가지 않기 마련이다. 그래야만 흥미진진하고 예측불허의 선거전이 펼쳐지는 게 아닌가. 후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거전이 가지 않고 조금 불리한 구도가 형성된다고 해도 불안이나 초조감을 드러내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언론이 후보자를 검증하고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언론사서 요청하는 정책이나 후보자의 회무철학에 대해 답변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누구라도 이해되기 어렵다.
아직 선거운동 기간이 많이 남아있다. 여전히 상당수 회원 유권자들은 선거전에 누가 뛰어 들었으며, 심지어 투표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미 제도는 회원이 직접 수장을 뽑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일부 후보자들만 아직도 대의원제 선거방식에 취해 깜깜이 선거를 획책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후보시절에도 이러하다면 당선 후에는 제대로 소통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언론의 검증이 두려운 후보라면 출마를 포기하는 게 도리 아닌가’라고 꼬집던 어느 원로회원의 일갈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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