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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들'이 아니라 '동료기자들'입니다

D사 K국장의 D사 L국장에 대한 치과계 기자단 내 성희롱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채 수개월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치과계 기자단은 비대위를 꾸려, 이번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고 추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참고할 수 있는 이정표를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여과 없이 내비치는 일부 연세 있는 기자들도 있다. 이들은 비대위 활동을 '일부 여기자들이 쓸데없이 일을 키우고 분란을 일으키는 것' 정도로 매도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비대위를 싸잡아 '여기자들'이라고 지칭하고, 피해자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음에도 "사과 했다던데 왜 이 난린지 모르겠다"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비대위가 보이콧을 천명한 이후 피해자가 참석하는 취재를 오히려 찾아다니는 K국장의 적반하장식 대처를 돕고 있기까지 하다.

비대위는 동료기자가 겪고 있는 참담한 일에 맞서 힘을 보태고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고자 치과언론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다. 물론 여성인 기자들뿐만 아니라 남성인 기자들도 여럿 함께 하고 있다. 비대위에 소속된 기자들은 '여기자들'이라는 표현으로 묶여 객체화될 대상이 아니라, 그간 취재현장에서 동고동락해온 동료기자라는 뜻이다.

연세 있는 기자들에게 중의적인 표현을 담아 '노기자'라고 일부러 지칭하지 않듯, 여성인 기자들 또한 비아냥을 담은 '여기자'란 호칭으로 싸잡힐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이를 애써 외면하며 굳이 '여기자들'이란 표현을 고집하는 건 아마도 이번 사건을 '극성스런 여기자들'과 '이로 인해 억울한 피해에 노출된 남성들'의 프레임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일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남성들의 지지를 얻고 가해자 측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가는 것은 유사한 문제에서 남성 가해자 측이 상투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젠 성폭력 문제를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로 몰아가 논점을 흐리는데 동조할 만한 사람은 거의 없다. 지성인이라면 그 의도를 알아볼 정도의 기본상식은 갖추고 있다.

그러니 제발 피해자의 억울함을 다시 한 번 살펴 도와주진 못하더라도, 피해자를 압박하거나 2차 피해에 노출시키는 악의적인 행동만큼은 이제 멈춰주길 강력히 요청한다.

박준응 기자  pje@dental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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