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많은 치과서 직원의 잦은 눈물은 원활한 소통의 장애물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또한 처음부터 일을 잘하는 사람도 없다.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받기는 어렵다. 때로는 가르치는 사람의 방식을 존중하며 배울 때가 더 많다.

치과 근무라고 항상 좋은 선배만 있는 게 아니다. 가끔은 나보다 더 부족한 선배나 동료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상식도 정해진 룰이 없고 도덕적 잣대가 다르면 혼선이 올 수도 있다. 내가 선한 생각만 한다고 상대가 꼭 선한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선후배 직원 사이에 갈등은 조직생활이 시작됨과 동시에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안타까운 건 바로 직원들의 눈물이다. 치과는 직업의 특성상 치위생사나 간호조무사가 많다보니 대부분 여성들의 집단이다. 이들은 섬세하고 감정변화가 많다. 여자라고 해서 눈물이 많다는 건 편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직원이 근무시간에 우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치과라는 작은 조직서도 억울한 게 있고 사연도 많다. 어느 조직이나 그럴 수 있겠지만 원장이나 선배 입장서 감당하기 힘든 것이 직원의 눈물이다. 잘못한 것을 가볍게 지적해도 먼저 눈물부터 보이면 참으로 난감하다.

하루 종일 선 채로 아픈 사람들을 상대하니 얼마나 힘들까.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시정할 것은 시정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직원이 눈물부터 보이면 분위기도 안 좋아지니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잦아지면 조직내 소통은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예약을 하고 내원하지 않은 환자에게 왜 전화로 확인이 되지 않았는지 물어만 봤을 뿐인데 담당자는 눈물부터 보인다. 그 직원은 말을 안해도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정말 열심히 일하는데 지적하시니 섭섭해요”라는 느낌이 얼굴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반드시 해야 할 말만 하는 건데 직원이 눈물부터 흘리니 마치 못할 말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경우엔 하루 종일 서로 얼굴보기가 민망해진다.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직원들 사이에 연차별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 갈등의 요인들을 하나씩 맞추어 나가는 게 조직의 생리다. 이를 우리는 손발을 맞춘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팀워크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소통의 가장 큰 방해꾼이 눈물이다.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은지 조금만 서운한 말을 해도 눈물, 심지어는 ‘힘들지’라고 위로를 해도 눈물부터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하나씩 배워나가는 존재다. 때로는 직원의 오기와 당돌함이 조직의 힘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눈물부터 보이면 직원에게 더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원장들은 ‘왜 이렇게 우는지 모르겠다’ 하소연하기도 어렵다. 특히 남자원장들은 더 그렇다.  넌지시 말을 꺼내면 ‘남자친구와 헤어졌는데 거기다 그렇게 얘기하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핀잔듣기도 일쑤다. 내가 헤어지게 한 것도 아닌데 괜히 졸지에 무정하고 미안해지고 만다.
 
조직은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의 집합체다. 물론 사람이 있는 곳이니 서로의 안부를 챙겨야 하는 것은 중요하다. 경조사도 챙기고, 힘든 일은 도와줄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매일 매일의 기분을 살필 수는 없다. 부모 형제지간도 살피기 힘들고, 같이 사는 자식이나 배우자를 섬세하게 살피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는 직원들의 모든 기분을 다 배려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직원은 배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는 것이다. 자신의 방식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그럼 가르쳐야 하는 경영자의 마음은 왜 존중받을 수 없나.

가끔은 원장도 울고 싶어진다. 사람 구하기도 어려운데 갑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것에 대한 주의를 주고,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을 하는 것에 언제나 눈물로서 대답하면 조직생활이 힘들어진다.

선배가 좀 주의를 줄 수도 있고, 가끔은 가르친 만큼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을 표출할 수 있다. 조직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냉정하게 접근하기 마련이다.

치과서 원장과 직원은 기본적으론 계약관계다. 계약관계의 기본은 냉정이다. 자신의 업무가 결국 돈으로 환산되어 제공되기 때문이다. 돈은 따뜻하기보다 차가운 것이다. 모든 직원은 자신의 노력에 비해 대가를 부족하게 받는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 돈을 지급하는 원장은 직원 역할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현실이다. 따라서 지나친 직원의 눈물은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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