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나라 탕왕이 제시한 ‘6가지 반성의 정치’가 주는 교훈

중국 최초의 왕인 요와 순임금. 순임금은 ‘우’에게 나라를 물려주었는데 ‘우’는 나라이름을 ‘하’라고 했다. 하나라는 17대 폭군 ‘걸왕’이 나타나 위기에 빠졌으며, 탕이 ‘걸왕’을 내쫓고 새 나라를 세웠다. 그 나라가 바로 ‘은나라’다.

은나라를 세운 탕왕은 13년간 재위했다. 탕왕이 왕위에 오르고 나서 7년 동안 계속 흉년이 들었는데 이는 탕왕에게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초래했다. 탕은 하나라를 멸망시키고 은나라를 세우는 명분으로 하나라 왕이 정치를 잘못해서 하늘이 자신으로 하여금 하나라를 징벌하게 했다는 이른바 천명론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나라가 잘못되면 탕왕 자신이 하늘과 백성 앞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으니, 7년 동안의 연이은 가뭄과 흉년으로 말미암아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위기에 몰린 탕왕은 6가지 잘못(1.정치가 절제되지 않고 문란하지 않은가? 2.백성들이 생업을 잃고 경제가 어렵지 않은가? 3.궁전이 화려하고 사치스럽지 않은가? 4.여자의 청탁이 성하고 정치가 불공정하게 운영되지 않은가? 5.뇌물이 성행하지 않은가? 6.참소로 어진 사람이 배척당하고 있지 않은가?)을 적어 벽에 걸어놓고 반성하고 기도했더니 하늘이 감동하여 비를 내렸다고 한다.

일명 탕왕의 반성의 정치다. 이는 시대를 걸쳐오며 끝없이 인용되었다. 성종실록에는 ‘성종이 가뭄이 들자 탕왕의 6가지 잘못을 빗대어 15개 항목의 반성 교지를 내렸다’고 한다.

치과가 제대로 경영이 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따라서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은나라 탕왕의 반성의 정치를 동네치과서 흔히 범하는 6가지 잘못으로 적용해보자.
 
1. 경영자와 직원간의 소통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2. 제공하는 서비스가 통제 불능상태는 아닌가?
3. 환자관리의 원칙과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는가?
4. 구성원들이 비전과 목적을 공유하고 있는가?
5. 업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하고 있는가?
6. 나의 방식만 옳다는 오류에 빠져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건 아닌가?

경영자는 더 많은 문제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자신은 변하지 않은 채 직원들에게만 변화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통렬한 마음으로 돌아봐야 한다. 소통은 타인의 소리를 듣는 것이지 나의 얘기를 강요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내 생각 내 판단이 옳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기준일 뿐이다.

경영자는 때로는 듣고 타인의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하면 타인의 생각은 틀린 것처럼 받아들여져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소통은 이해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내 기준으로 이해가 안 되더라도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나의 치과라고 해도 구성원들 사이에서 항상 한목소리가 나오기는 어렵다. 그래서 매뉴얼을 만들기도 하고 원칙을 정하기도 한다. 때로는 응대매뉴얼을 만들어 외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정도 가지고 통일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원인은 일방적인 매뉴얼 전달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빛깔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고유의 빛깔은 새로운 색을 덧입혀도 배어나오게 되어 있다. 목적이 공유되어 만들어진 매뉴얼이라 해도 공산품처럼 똑같이 행해지지는 않는다. 그 점을 인정하는 게 우선이다. 공유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에 집착하기보다 내재되어 있는 타인의 감정에 이입되는 ‘뉴런세포’를 깨워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게 더 빠른 방법일 수 있다.

오늘 반성하고 내일은 그만큼만 하는 게 아니라 매일 매일 돌아보아야 한다. 경영자의 노력이 직원에게 전달되고 그 마음이 환자에게 전해질 수 있어야 개선된다. 그런 과정이 반복된 후 통계를 적용하고 객관성이 확보된 통계에 따라 자신을 돌아볼 때 발전이 가능하다.

직원과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강요나 독선이 아니다. 탕왕의 반성의 정치가 백성의 공감을 얻어내 지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리는 오늘날 동네 작은 치과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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