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되어 가는 자칭 원로 언론인의 서글픈 말로
치과타임즈 시절 이기택 집행부에 대한 독설은 잊었는가

치협 기관지 치의신보를 통해 가끔씩 선보이는 자칭 원로 언론인 양영태 원장의 칼럼을 보고 있자면 씁쓸한 서글픔이 느껴진다. 자신이 밝혔듯이 그는 오래 전 치과타임즈라는 격 주간지 신문의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요즘은 아주 가끔 TV채널을 돌리다 종편에서 얼굴을 접할 때가 있곤 한다.

양영태 원장의 글을 읽다보면 ‘사람이 이렇게도 변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치과타임즈 발행인 시절 그는 치협 이기택 집행부를 향해 입바른 소리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언론인이었다.

이기택 집행부의 사소한 꼬투리라도 잡아 매섭게 비판하던 모습이 어제일 같다. 그의 서슬퍼런 비판의 날은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지 않을 것만 같았었다. 당시는 필자가 치과계 기자로 일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기였다.

그 당시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2기 이기택 집행부서 한 번 더 공보이사를 시켜주지 않아 비판기사를 쏟아냈다는 말들이 돌았다. 그러나 그러한 말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가 혹은 덴탈타임즈 소속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사실여부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가끔씩 기관지를 통해 최남섭 회장의 홍위병을 자처하는 그의 글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더 솔직히 말하면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다만 한 가지만 묻고 싶다. 최남섭 회장에게 비판적인 인사들, 혹은 본지를 비롯한 언론들이 비판하는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하고는 있는지 말이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치협 홍보국서 제공하는 내용만을 진실이라고 믿고 독설을 내뱉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길 권하고 싶다. 원로 언론인 양영태 원장이 더 잘 아시다시피 언론기사의 생명은 팩트다. 필자는 18년 전 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며 치협 집행부를 견제하고 비판했던 젊은 양영태 발행인이 그립다.

다음은 2016년 3월 10일 필자가 ‘양영태 원장의 치의신보 칼럼을 읽고…’ 라는 제하에 게재했던 칼럼이다. 당시 칼럼을 자칭 원로 언론인 양영태 원장, 혹은 그의 글을 읽었던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읽어 보시길 당부 드리겠다.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 주는 울림
양영태 원장의 치의신보 칼럼을 읽고…

1854년 미국 서북부지역에 시애틀이라는 인디언 추장이 있었다. 당시 미국 피어스 대통령은 인디언들에게 ‘지금 살고 있는 땅을 팔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이주하라’고 통보했다.

미국정부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시애틀 추장이 미국정부 파견관리 앞에서 인디언부족을 모아 놓고 행한 연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대들은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나,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은 우리의 소유가 아닌데, 어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고 시작하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은 후대에 미국 서부에 위치한 시애틀시 지명의 유래가 됐다.

얼마 전 치의신보에 실린 양영태 원장의 글. 칼럼의 요지는 ‘어떻게 치과의사 수장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울러 최남섭 회장을 비판하는 전문지 기자는 오만하다는 해괴한 논리를 덧붙였다.

양영태 원장은 칼럼서 본지가 왜곡기사를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필자는 거꾸로 묻고 싶다. 본지의 어떤 기사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어 나갔는지, 또한 사실이 다른 왜곡된 기사로 최남섭 회장을 비난했다면 치협 홍보이사들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말인지, 진심 궁금하다.

본지는 최남섭 집행부가 출범하고 단 한차례도 최남섭 회장이나 홍보이사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

심지어 갈등의 단초가 됐던 지난해 7월말 일부 보수단체의 1인1개소법 무력화 시도에 ‘치협은 강 건너 불구경만(7월 26일자)’ 기사는 치협 박영채 홍보이사와 사전에 상의하고, 기사제목까지 미리 알려줬던 내용이다. 악의적 비난이 아니라 최남섭 회장에 대한 충언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홍보이사가 막으려고 나서지 않았을까.

칼럼서 왜곡사례로 꼽은 ‘미국 유디치과 기소’는 지금도 본지기사가 팩트다. 치협 홍보국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다시 한 번 정독해볼 것을 권하고 싶고, 미국 한인치협 관계자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해보시길 바란다.

‘최남섭 회장 2월 방미는 가족여행 목적’은 폄하가 아니라 사실이다. 이는 당시 최남섭 회장의 요청으로 한인치협 관계자 동석을 주선했던 서치 권태호 회장이 확인해준 내용이다. 또한 미국 한인치협도 3월에서야 미국 캘리포니아 검찰서 유디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최남섭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은 신뢰하고 본지의 보도는 사실을 왜곡한 악의적인 기사라고 폄하한 양영태 원장이야말로 참의도가 무엇인지, 그것이 알고싶다.

앞으론 D사 S기자라고 이니셜을 사용하지 말고 실명을 거론해도 좋다. 그간의 진실을 명명백백 가릴 끝장토론을 요청해도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겠다. 지적대로 사실과 달리 왜곡된 기사만 일삼았다면 치과계 전문지 선배기자에게 꾸중을 들을 각오도 되어 있다.

양영태 원장은 필자가 처음 치과계 기자로 입문했을 때 ‘치과타임즈’라는 오프라인 신문을 운영했었다.

당시 필자는 양영태 선배기자를 여의도 치과에서 딱 한 번 직접 만난적이 있다. 당시 치협은 이기택 집행부 시절인데, 양영태 원장이 발행하던 치과타임즈는 성역이 없었던 언론 그 자체였다.

이기택 회장에 대해서 심하다 할 만큼 가감 없는 비판으로 독자들 사이에선 매니아층이 생기기도 했다. 후배기자인 필자 역시 양영태 발행인의 결기가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또한 여의도 치과에서 후배기자라며 격려해주신 ‘언론은 성역이 있어선 안된다, 기자로서 자부심을 가져라’는 당부는 큰 힘이 되었다. 그렇다보니 필자 또한 격주로 발행되던 치과타임즈에 실린 기사와 양영태 발행인의 칼럼을 눈여겨 정독하기도 했었다.

어쩌면 아무리 회장이라도 잘못하면 성역없이 비판하는 게 기자의 사명이라고 필자에게 가르쳐 준 사람이 당시 양영태 발행인과 치과타임즈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최남섭 회장이 치과계 수장이니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어 당황스럽다. 양영태 선배기자를 만나게 되면 언론관이 바뀐 것인지, 시대가 변한 것인지 꼭 여쭙고 싶다.

이기택 집행부 때만해도 치과의사들의 개원환경이 좋았던 태평성대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치과에서 식립한 임플란트를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치과서 빼고 새로 심는 일마저 자행될 만큼 개원환경이 어렵다.

지난 집행부에서 불법 네트워크 전쟁에 많은 언론사와 기자들이 유탄을 맞고 송사에 휘말렸다. 본지와 필자는 치과계 언론사 중 가장 먼저 유디로부터 고소와 소송을 당했다. 송사에 휘말려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스트레스를 잘 모른다.

양영태 원장은 칼럼에서 필자를 향해 소송을 부추기는 언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제발 부탁이다. 치협은 본지의 기사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면 주저하지 말고 항의라도 해달라. 지금처럼 원로의 펜을 빌어 왜곡이라는 단어의 가벼움을 남발하지 말아 달란 말이다.

미국정부가 힘을 앞세워 시애틀 추장에게 ‘인디언들은 보호구역에서만 생활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펼친 것과 ‘언론은 수장을 비판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논리가 무엇이 다른가.

회장의 심기만 살피고 입맛에 맞는 기사만 양산하는 전문지는 기관지 하나로 족하지 않은가. 또 2명이나 되는 치협 홍보이사는 어디로 갔는가. 출입금지 기자에게 회의녹취록을 빼주던 그 호기는 어디로 가고, 지금은 회무를 망각한 채 원로언론인 뒤에 숨었는가. 홍보이사는 조직논리가 아닌 양심에 따라 좀 당당하게 사실을 말할 수는 없는지 서글프다.

160년 전 미국 서북부 인디언부족 시애틀 추장은 ‘당신들이 쳐놓은 보호구역이라는 우리에 우리 부족을 가두지 말라’고 외쳤다. 언론 역시 아무리 전문지여도 회장이 정해 놓은 우리에 갇혀서는 안된다고 굳게 믿는다.

본지는 지난 집행부에도 불편한 기사를 게재해왔다. 그렇다고 이런식의 언론 탄압을 받은 사실은 없다.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을 다시 펼쳐 정독해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

그 이후 한때 존경했던 선배기자와 밤새워 토론해보고 싶다. 무엇이 치과계를 위한 언론의 사명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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