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는 개시결정부터 면책결정에 이르기까지 3년에서 5년의 기간(이를 보통 ‘회생기간’이라 한다)이 소요되며, 전액 변제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보통 30%에서 최대 90%까지 감축된 채무를 변제하면 면책된다. 이때 많은 치과의사들은 개원을 포기하고 봉직의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회생기간 동안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고 힘든 회생절차를 경험한 치과의사들이 회생절차에서 면책결정을 받은 후 다시 개업을 하는 경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 대부분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으며, 이러한 경우 대부분 회생절차를 다시 경험하기 보다는 파산을 통하여 모든 채무를 정리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A는 파산을 신청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이라고 한다) 제564조는 ‘개인회생 면책결정 후 5년 이내에는 파산면책결정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해 면책결정 후 5년의 기간이 경과하여야 파산을 신청할 수 있으며, 또한 법원의 실무 역시 치과의사 등 전문직의 경우 특별한 경우(아예 회생이 불가하거나, 당사자에게 장애 등으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경우 등)를 제외하고 파산절차에 바로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치과의사 등 전문직의 경우 봉직의 등으로 근무하면서 일반인에 비하여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타 직업에 비하여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직의 경우 파산을 쉽게 인정할 경우 채무변제능력이 있는 자에 대한 파산이 이루어지게 되어 그에 대한 사회적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A는 다시 회생을 할 수 있을까?

회생절차는 채무액에 따라 크게 개인회생과 간이회생, 일반회생절차로 나누어진다. 개인회생은 채무액이 5억원(담보채무 10억원) 이하이면 신청할 수 있으며, 그 밖에는 일반회생만 신청이 가능하며(일반회생 중 채무액이 30억원 이하인 경우 간이회생절차라 하여 일반회생절차 보다 간이한 절차로 진행한다), 치과의사 등 전문직의 경우 개업비용 등에 있어 과다한 비용을 부담하게 되므로 대부분 일반회생절차 또는 간이회생절차에 의하게 된다.

A의 채무가 5억원 이상이어서 일반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경우 과거 개인회생 등의 전력이 있었다는 이유는 신청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A는 일반회생절차로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A가 채무가 5억원 이하여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경우는 문제가 있다. 법률 제595조에서는 ‘면책 후 5년 이내에는 개인회생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A가 면책결정을 받은 후 5년이 도과하지 아니한 경우 다시 개인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회생에 이른 사유를 잘 소명한다면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재기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A의 경우 병원을 운영하다 부득이하게 경제여건이 어려워졌다는 것 등을 잘 소명한다면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개인회생신청이 가능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등 도산관련법률은 재기하려는 사람에게 언제든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의 취지를 잘 알지 못함으로써 이를 활용하지 못하여 더 큰 어려움에 처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회생 등의 제도를 통하여 재기를 도모하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등을 통하여 상황에 맞는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에이치스 홍세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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