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관리는 조직의 비전을 세우는 에너지

모든 구성원이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하기는 어렵다. 치과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진료하는 공간이기에, 원장의 기분에 따라 혹은 직원의 마음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달라질 수도 있다.

환자 예후가 예상과 다를 때, 기공물이 맞지 않아 리메이크가 필요할 때, 수술시간을 많이 할애한 환자가 예약부도를 내서 오전에는 한가하다 오후엔 정신 없이 바쁠 때가 있다. 환자도 제대로 보기 어려울 만큼 바쁜데 불평고객까지 발생하면 우리는 다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원장과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며 설명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설명 듣지 못 했다고 우기는 환자 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스케일러 팁이 없어지거나 재료가 떨어졌다고 징징대는 스텝, 예약관리를 하긴 했느냐며 투덜대는 원장, 가끔은 느려터진 컴퓨터마저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어그러진 예약으로 대기시간 길어져 환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노라면, 숨고 싶어지는 마음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삶은 연속성이다. 삶은 피하고 도망가서 꾸려갈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이때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태도가 경영이다. 거창한 통계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감정관리 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감정은 이성의 반대개념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오류다. 마치 감정은 이성을 방해하는 요소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단지 이성은 정적이고 위계적인 것이라면 감정은 움직이는 것이고 세상과 대화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반응하는 것이다. 즐거움, 열정, 슬픔, 분노같이 인간이 느끼는 모든 생각의 근원인 것이다. 합리적이지 못해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 반응하는 것이다.

미국 금융시장이 몰려 있는 월스트리트에서 흔히 회자되는 속담 중 ‘시장은 두려움과 욕심이라는 두 가지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의 의미도 감정의 물결이 흐름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 흐름이 세상을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스템이 경영을 지탱하는 힘이라면 감정관리는 비전을 세우고 함께 하는 조직을 움직이는 에너지다. 에너지가 없는 시스템은 작동시킬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감정관리를 하는 게 좋을까.

치과 운영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돈만 포기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 된다. 도망가고 싶을 때, 지긋지긋 해질 때, 돈을 포기하면 도망갈 수 있다. 이미 벌었고, 당장 굶어 죽을 것도 아니니 때려 치우고 나가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 인간의 구강건강의 가치를 결정짓는다는 생각에 이르면 내가 손을 놓는 순간 내게 맡겨진 한 인간의 입속은 엉망이 되고, 그 영향으로 인생도 불행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사명감이 샘솟기 마련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정신과 의사 빅 터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한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지만 한 가지 자유는 빼앗아 갈 수 없다, 바로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만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다”

하루 종일 갇혀 불편한 사람들만 응대하는 상황이지만 어떤 태도로 그들을 마주할지는 스스로 선택 할 수 있다. 삶을 일구어 나가기 위해, 가족의 존속과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오늘도 출근 했지만,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다.

오늘은 많은 환자들에게 구강건강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타인의 행복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 보자. 아마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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