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입법예고로 전문의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남섭 회장은 지난 4월 지부장회의서 ‘직을 걸고 5개 신설과목을 입법예고에 포함시키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결과는 통합치과 하나에 그쳐, 참담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되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문제는 후속 대응책과 관련된 집행부의 갈팡질팡 행보다. 특히 임시총회 개최를 놓고 임시이사회서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더니, 지부장들의 요구로 마지못해 수용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당초 평일인 6월 23일 세종시에서 임총을 열기로 했다가 이마저 장소 대관이 어려워 날짜변경이 불가피한 상태라는 후문이다. 또한 대의원총회는 의장단과 상의가 필요한데, 이 절차가 무시되어 의장단이 불쾌감을 토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실 전문의 문제는 해법이 쉽지 않아 반세기를 끌어 온 난제다. 그리고 대의원총회 의장단이나 지부장, 집행부 임원들에겐 그리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이를 고려할 때 임원들은 전문의 자격시험이 주어져도 시험에 응시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게 자명하다.

그러나 젊은 치과의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기전문의들은 기득권 유지를 주장할 게 뻔하고, 임의수련의들은 전문의 자격시험 허용에 반색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수련자들이 두 손 놓고 지켜보기에는 사안이 너무 중대하고 크다. 이처럼 젊은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는 누구도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집행부가 맡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최남섭 집행부는 지난 30일 공대위 기자회견에 기관지 기자조차 보내질 않았다. 이러고선 소통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때로는 불편하고 거북한 소리도 들어야 하는 위치가 협회장 자리다.

싫은 소리 듣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일을 하거나 그 직을 내려놓으면 된다. 일은 만들고 싶지 않고 좋은 소리만 들으려하니 이러저런 사단이 날 수밖에 없다.

최남섭 회장은 7월초 복지부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후 임시총회를 열자는 믿기 어려운 주장을  했다고 한다. 서둘러 임시총회를 열어서는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최 회장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탓할 게 아니라 타당한 이유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면 된다. 다만 그 대상은 측근이나 일부 임원이 아닌 평범한 젊은 치과의사들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입법예고 종료 전 치과계 중지를 모아 복지부를 설득하는 게 집행부의 책무다. 1월 임시총회 결의가 복지부로부터 거부를 당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비판이 과하다고 하소연할 게 아니라 ‘임플란트 전문의’라는 달콤한 미끼로 무리하게 집행부 안을 통과시킨 과오를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은가.

집행부가 복지부에 속은 것인지, 알면서도 당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복지부로부터 뭔가 확실한 시그널 없이 최 회장이 사퇴카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는 믿기 어렵다. 당시 잘못된 정보를 입수했든지, 아니면 시중에 떠도는 루머처럼 차기선거와 관련한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월 임시총회 의결사항이 실패로 귀결되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이제 전문의 문제만큼은 임원들이 속한 시니어 치과의사들의 시각이 아니라 젊은치의 논높이로 바라보는 게 순리임을 받아들일 때다.

임시총회 개최시기도 그렇고, 임총서 논의할 안건과 대의원들의 자세 또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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