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오버수당은 주기 싫고 환자는 놓치기 싫으시죠

하루 종일 서서 석션 잡고 기구 닦고 소독하고 환자 모시고 주의사항 주고 종종걸음으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일해도 '빽'하나 사기 어려운 월급으로 피곤에 지친 육신을 질질 끌며 출근하는 이 여인을 불쌍히 여겨 제발 소리 빽빽 지르지 않는 원장님 만나게 해 주소서.

그나마도 작은 심장 더 쪼그라들어 여기저기 아프다는 환자들 불평으로도 더 이상 작아질 수가 없을 지경인데, 그 작은 심장으로 눈치까지 살피며 행여나 내게 튈까 안절부절 하다보면 안하던 실수까지 저질러 버리니, 제발 우리도 귀 있고 눈 있고 눈치도 있으니 작고 부드럽게 얘기해도 알아 듣습니다. 제발 소리 지르고 공포분위기 조성하여 숨도 쉬기 힘들게 몰아붙이는 그런 원장 만나지 않게 해주소서.

면접 볼 때 약속한 파라다이스는 어디로 가고 연차 한 번 쓰려면 이 눈치 저 눈치 살펴야 하고 퇴근시간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 환자를 가라 할 수 없으니 조금 오버 되는 거야 우리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다면 수당이라도 챙겨줘야죠. 8시간이 진료가 아니라 아침 30-40분 일찍 나와 준비해야 하고 점심 허겁지겁 먹고 나면 또 오후 진료입니다.

어차피 놀러 나온 거 아니고 일을 하러 나왔으니 일을 하는 게 당연한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동료들과 교감도 나누어야 손발이 잘 맞고 서로 안 맞는 게 있음 얘기도 해야 합니다. 잠시 사담 나눈 것을 마치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인간들처럼 취급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한 아이스커피라도 사주시는 원장님 만나고 싶습니다.

예약환자 당일취소하고 예약 창에 환자 없으면 쪼그라드는 건 원장님의 심장만이 아닙니다.

행여 환자가 내원하지 않는 것이 내 죄인양 안절부절 못하고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도 가끔은 전혀 메꿀 환자가 없을 때면 정말 힘듭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환자 없어 노는 것보다 환자가 많은 것이 시간도 잘 가고 좋습니다. 행여 놀까봐 괜히 왔다 갔다 하지 마시고 임상연구라도 하십시오. 마취가 아프다, 손이 거칠다, 환자분이 원장님 임상은 몇 년이냐고 하실 때면 그럴 수 있다고만 설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진료를 잘하시는 원장님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불평환자 정도는 없게 해주시는 원장님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 욕심입니까?

우리도 구강건강의 가치를 주려고 엄연히 국가면허증 받고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환자분들을 따뜻한 품성으로 맞이하여 잘 진료 받게 하고 싶은 열망 가득하오니 이런 마음 헤아려 주시고 존경할 수 있는 원장님 만나 그 열망 펼칠 수 있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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