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메르스의 ‘착한’ 일.

‘어디까지 망해봤니’ 위협적으로 환자 수를 감소시키며 아드레날린을 과다 분비케 하기도 했지만, ‘널리 치과계를 이롭게’ 하기도 했으니… 

글러브나 마스크 등을 규정대로 사용하게 하고 진료공간 및 치료용 기구들을 수시로 멸균하는 습관을 종용(?)한 것이 대표적.  

평소 간과했던 위생개념과 잠자던 감염방지 의식을 깨웠다는 점에서 ‘메르스, 활용편’ 정도 될까요.

비록 등떠밀려 시작한 감이 없지 않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독려하고 감염관리 의식을 고취시키는 풍조가 깜짝이벤트로 끝나선 곤란합니다.  

원칙에 입각한 일회용품 사용이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취한 일시적 제스처였거나 철저한 감염관리 노력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할리우드 액션일 뿐이라면, ‘메르스 학습효과’는 말짱 도루묵.   

대부분의 사람들은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2.5배 가량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잃어버린 ‘기본’에 대해서도 그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를, 책무를 다하는 바람직한 의료인의 모습 그대로… 

관용의 아이러니
직원이 실수로 치과장비를 파손했을 때, 참 난감합니다. 묻자니, 안묻자니…

“물어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차마 그럴 순 없는 법. 삼켰더니 이번엔 ‘비용’이 한판 붙자 합니다.

한번이 두 번 됐을 땐 실수가 아닌 것 같아 부아가 치밉니다. 무관심에서 비롯된 부주의 아닌가 싶어 괘씸하기도 합니다.

이런 케이스가 적지 않음에도 관련 매뉴얼은 전무하다보니 그때그때 ‘갈짓자 행보’입니다.

비용적인 측면 뿐 아니라 진료 프로세스 측면에까지 지장을 초래하는 문제기 때문에 관용안에서만 해법을 찾는 것은 무리.

내부의 룰이 필요한데요. ‘누가 얼마를 부담하느냐’처럼 패널티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경각심을 일으켜 주의를 더 기울이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이 핵심포인트.

구성원이 함께 중지를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모두의 리더십은 결국 아무도 리더가 아닌 상황.

적절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안배하는 중재자의 지혜로운 수고 여하에 따라 ‘룰’의 생명력이 결정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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