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까지 꼼꼼히 따지는 환자에 치과는 난감
무허가 재료 사용 뉴스 등으로 불신여론 자초
환자가 업체에 직접 문의하는 일까지 벌어져

‘오스템으로 해주세요’, ‘인비절라인으로 할래요’…

몇 년 전 개원가는 임플란트 시스템 브랜드를 명확하게 선택하거나, 교정 술식 혹은 시스템을 선택해서 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들에 크게 놀랐다. 술식이나 주요치료재료를 선택하는 의사의 고유 권한마저 빼앗겼다는 자조 섞인 한숨 소리가 쏟아졌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이제 이는 일상적인 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사소한 치료재료까지도 확인하려 드는 환자들이 생겨나 개원가를 더욱 ‘멘붕’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한 개원의는 “필요한 치료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하다보면 ‘여기 치과는 치료에 사용되는 재료를 국산을 사용하냐, 수입을 사용하냐’, ‘혹시 중국산 재료를 사용하지는 않냐’는 등의 질문을 받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면서 “솔직히 여러 가지 재료가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그걸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충 말하고 넘기자니 환자의 신뢰를 잃을까봐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A 실장은 “골드 함량을 묻는 환자는 이제 흔해졌다”면서 “최근에 불법재료를 사용한 치과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기도 해 환자들이 재료에 대해 의구심을 더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 함량에 대해 문의하고 확인하는 환자가 늘어나자 일부 합금업체선 이를 합금의 금 함량을 명확히 기재해주는 일종의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허가 재료를 사용한 치과에 대한 기사를 접하는 등 재료에 대한 불신까지 깊어지자 직접 재료를 확인하는 환자가 생겨나는 것이다.

심지어 치료재료의 효과에 대해 판매업체로 직접 환자가 문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모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서 판매 중인 치료재료의 효과에 대해 치과에 물어본 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치과에 우리 회사 연락처를 물어 환자가 전화한 일이 있었다”면서 “이로 인해 혹시라도 갈등이나 분쟁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했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치과에 대한 환자의 신뢰가 부족해 벌어지는 일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당황하거나 기분 나빠하기보다는 최대한 설명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개원의는 “물론 치료를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재료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어야 사용도 잘 하고,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치과의사와 스탭 등도 재료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치과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치과에서 사용하는 치료의 출처를 일일이 확인하는 환자가 생겨나는데까지 이어졌다. 물론 치과 입장선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경우 불신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사소한 설명이어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환자의 신뢰를 얻는 첫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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