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왔음에도 올해 경기전망은 어둡다. 나라 전반에 걸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다. 개원가는 계속되는 경기 한파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해 경기 전망과 그 대책을 전국 각 지역 치과 원장들에 대한 전화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청담동에서 크게 병원을 경영하던 M치과 원장은 지난 해 5월 집으로 병원을 옮겼다. 월세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서였다. 환율 상승으로 재료비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데다가 1000만원에 가까운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강남의 H치과 원장은 “경비절감을 위해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에 대한 비용을 줄였으며 심지어 1회용품 사용까지 줄였다.”고 말했다.

치과계 내년 경기 전망 비관적
충남 “아산의 H치과 원장은 2009년 후반기까지는 침체기가 계속 될 것”이라면서 긴축재정 등을 통해 이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원장들은 치과 경영이 아닌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한 지방 치과 원장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대책은 없이 그냥 예전에 해 오던 대로 하겠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다들 어려운데 우리라고 무슨 특별한 대책이 있겠느냐는 대답이다. 그러나 답변 중에는 높아지는 환율에 대비해 미리 재료를 비축해 놓은 경우도 있었다.

한 명의 고객이 중요하다.
올해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취할 대책으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규모에 맞지 않는 과도한 광고 및 시설투자 등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한 노(老) 치과원장은 “개원의뿐만 아니라 개업을 준비하는 의사들이 특히 초반에 너무 과도한 투자로 빚을 지고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처음에 너무 많은 빚을 지게 되면 빚에 좇기게 되고 또 그 부담을 환자에게 지우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병원에 어려움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많이 나온 대책은 기존 환자에 대해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그 방법에 대해서 M치과 원장은 “고객에 대한 친절하고 따뜻한 응대가 가장 중요하며, 고객과 인간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불황을 이겨나가는 토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존 고객들에 대한 리콜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접촉을 유지하고, 엽서를 보낸다든지, 새해 달력을 제공하는 등 오히려 이 시기에 홍보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H어린이 치과 원장은 말했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
U치과 원장은 “경기침체와 환자가 줄어드는 시기를 ‘내부를 돌아보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환자가 줄어들어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이때를 이용해 교육과 인력개발, 그리고 자기개발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6명의 전문의가 공동 경영하고 있는 U치과 원장은 이를 위해 직원의 해외 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진료 및 환자 관리의 효율을 극대화 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원장들이 지출축소를 말하면서도 인원감축에 대한 계획을 말한 원장은 한 명도 없었다. U치과 원장은 “2009년도 직원들을 100% 재계약 했다.”며 “지금 시기가 오히려 고급인력을 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 새로운 인원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치과 원장은 “직원들의 월급을 줄이는 것도 삼가야 된다.”고 말하며 “월급 삭감이라는 작은 날갯짓이 직원들의 환자에 대한 불친절한 태도로 나타나고 결과적으로 병원 경영 악화라는 태풍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충고했다.

치과의사협회가 과장광고 자제를 위해 적극 나서야
대부분의 원장들이 계속되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 병원 간 진료수가 덤핑이나 과대광고 등의 과당경쟁을 우려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치과의사협회에 요구했다. M치과 원장은 “광고 중에 S대 출신 원장들만 모인 병원이라는 광고문을 본 적도 있다.”면서 “이런 광고들을 금지할 수 있도록 치과의사협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원장들이 치과의사협회가 치과 관련 보험수가 확충에 더욱 힘써 주기를 부탁했다. 충남 천안의 H치과 원장은 “이번 의료보험적용 대상에 스케일링이 빠진 것에 대해 아쉬워하며 “스케일링은 예방차원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처리가 안 돼, 환자들이 충치 등 치아에 문제가 생긴 후에 치료를 하게 돼 예방적 치료에 비하여 많은 치료비를 들이게 된다.”면서 “스케일링을 통해 미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여 환자들 치료비 절감뿐만 아니라 치과의 수입도 확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과의사협회 미등록 회원을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치과의사협회에 포함돼 있지 않은 거대 병원급 치과가 있어 마음대로 진료 수가를 지정해 개인치과의원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부탁했다.
제주도 K치과 원장은 “위생사 구하기가 힘들다.”며 간호조무사를 활용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 치과교육 프로그램을 치과의사협회에서 마련해주기를 원했다.
기타 의견으로 치과의사협회장 선서를 직선제로 바꾸자는 의견, 해외환자들을 적극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 등이 나왔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면서도 올 후반기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대부분의 원장들이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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