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건물 입점으로 동문간 갈등 빈발 … 개원 이후에도 진료수가 등 분쟁 여전

개원자리 찾기가 최근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더 어려워졌다. 신규개원은 물론 그동안 목 좋은 곳 위주로 이뤄지던 양도양수를 통한 개원형태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입지조건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경우에도 최소한 1~2개 치과가 개원해 있다. 하지만 개원을 원하는 치과의사는 여전히 많다.

개원 외엔 치과의사 면허가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정도로 현재 직군이 가지는 제한성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후배나 동기 등 지인들의 치과 바로 인근엔 개원하지 않기 등 암암리에 불문율로 인정받던 개원문화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엔 건물주가 이런 상황을 적극 연출하는 모습까지 보여 큰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 공인중개사는 “경기불황 때문에 건물주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세를 원하게 만든다. 오래전부터 건물주들의 변하지 않는 우선 선호대상이 병원과 은행”이라며 “그 중 치과는 은행이나 다른 병원들보다 조용하고, 건물을 깨끗하게 사용해 건물주들의 영입 1순위로 꼽힐 정도다.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에선 2~3개 이상의 치과를 받으려고 할 정도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과포화 상태로까지 보이는 개원입지 때문에 이젠 선·후배나 인맥관 상관없이 바로 옆, 혹은 지근거리에 개원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개원환경의 각박한 현실을 보여주듯 떡을 돌리거나 인사를 다니던 문화도 대부분 사라졌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건물주와 작당, 웃돈을 얹어주고 개원자리를 뺏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B원장은 “재계약 맺은지 얼마되지 않아 잔여기간이 한참 남았을텐데 인근에 있는 치과가 나가길래 다른 사정이 있나 했었다”며 “나중에 보니 대형치과가 들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오히려 골치가 아프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상황을 직접 당한 C원장은 아직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건물주가 사정이 있다기에 계약기간이 남아있었지만 이사비용과 소정의 비용을 더 받고 치과를 이전했으나 제대로 뒷통수를 맞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알고보니 내가 기존에 개원하던 곳 이외에도 위층까지 치과가 들어선 상황”이었다며 “더 열받는 것은 일부 환자들에게 리콜했으나 내원하지 않아 알아보니 치과를 확장해 신규 개원의가 마치 원래부터 나와 함께 진료한 것처럼 속여 진료하고 있었다”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수소문 끝에 알아낸 정보가 더 충격적이었다. 해당 원장이 동문 후배였다는 것이다.

지방상황도 다르지않다. 지금까지 각 지역 치대를 기반으로 개원환경이 이뤄진 개원문화에 금이 가고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에 유입된 타 치대 출신 개원의들은 완벽하진 않지만 큰 문제없이 융화돼왔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처럼 개원한 일부 치과서 그동안의 관행을 철저히 깨트리고 있는 것이다.

해당 치과 C원장은 “건물주와 적법한 계약절차를 거쳐 개원한 것”이라며 “광고게재, 진료수가 할인 등으로 환자가 최상의 진료를 받게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고 되물었다.

이는 지방 한 두 곳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의 수도권을 비롯한 지역사회서 이뤄지던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로 주변치과와 갈등을 빚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마련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료법 위반을 비롯한 법적인 문제를 발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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