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치과’ 뉴스 보도 개원가 후폭풍

저수가, 이벤트 등 효과 기대하며 “나도 해볼까” 고민

최근 지상파 TV ‘먹튀치과’ 사건 뉴스로 인해 치과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또다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임플란트, 교정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일단 저수가로 환자를 유인, 치료비를 받은 뒤 문 닫고 사라지는 극소수의 치과가 치과 전체 이미지를 하락시켜버린 것. 게다가 치협에서조차 먹튀치과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치협에도 책임이 있다는 기사는 분위기를 더 악화시켰다.

하지만 ‘먹튀치과’ 보도로 인한 개원가 후폭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강남에서 개원 중인 A 원장은 “기사내용 중에서 치아교정 150만원, 199만원 등 저수가 이벤트로 단기간에 1,000명에 달하는 환자를 끌어모았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강남 개원가가 술렁거리고 있다”면서 “교정수가를 그 정도 수준으로 낮추고 이벤트만 잘 한다면 신환을 모을 수 있다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효과를 기대하며 ‘나도 해볼까’하는 치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인근 개원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예전에도 저수가 이벤트로 환자를 모으려는 치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크게 이슈화되면서 이런 저수가 이벤트가 실제로 환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원장도 “뉴스가 방영되고 이슈가 되면서 대부분 욕을 하고 혀를 찼다. 하지만 많은 치과의사들이 저수가 이벤트로 단기간에 그 정도의 환자를 모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놀랐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한편에선 무조건 낮은 진료비만 내세우는 치과는 의심해봐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준 기회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기사에선 저수가라는 부분 보다는 치료비를 받고 문을 닫고 도망쳤다는 내용만 부각되어, 일반인 입장에서 저수가 치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계기가 될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무조건 낮은 진료비만을 내세워 이벤트를 진행하는 치과는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는 의식은 일단 인터넷 환자 커뮤니티에선 어느 정도 퍼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환자 커뮤니티 곳곳에선 사후관리가 제대로 잘 안 되거나 먹튀의 위험이 있으니 낮은 진료비를 미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치과는 웬만해선 가지 말라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별개로 장기불황으로 신환 1명이 아쉬운 개원가선 진료비를 대폭 낮춰야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치과의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B 원장은 “수가를 낮추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는 있다. 하지만 수가를 낮추고 이벤트를 해서 신환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면 한번 해볼까 하는 유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부 개원의들의 반응에 대해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낮은 수가를 보고 찾아오는 환자들은 충성도가 높은 환자가 되기 어렵다”면서 “수가를 낮추거나 이벤트에 비용을 소요하기 보다는 치과의사가 직접 환자 한명 한명과의 대화를 늘리고, 좋은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자 롱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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