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대의원총회 시즌이다. 치과계 각 직역단체마다 정기총회를 치렀거나 준비하고 있다. 정기총회는 지난 회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회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행사다. 또 회원들의 목소리를 회무에 반영하고, 차기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역할도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열린 일부 의료기사단체 정기총회는 미숙한 총회진행과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는 행태들로 인해 정기총회의 권위를 의심케 했다.

치기협선 의장이 회원들로부터 올라온 소중한 안건을 시간에 쫓겨 논의조차 없이 넘겼다. 이에 대한 항의도 당당하게(?) 묵살했다. 회원들이 정식 절차를 밟아 상정한 안건이 의장의 불도저식 진행으로 인해 휴지조각이 됐다.

치위협은 사상 첫 회장선거와 맞물려 더욱 혼잡했다. 공천을 받아야 할 당사자가 공천위원회에 소속되는가 하면, 이를 지적한 대의원을 집행부가 나서 제지하고, 공천을 그대로 진행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잇따라 벌어졌다.

또 의장 허락도 없이 사안마다 불쑥 나타나 마이크를 잡는 집행부로 인해 의장의 권위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선거 공정성 시비는 피했지만, 회원들로부터 “어디 가서 말하기도 부끄럽다”는 평가표를 받아든 부분은 분명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미 수십년간 총회를 진행해온 협회들이다. 단순히 규정을 모르거나 무시한 것이라기보다는, 그간 틀에 박힌 절차를 그대로 답습해온 탓이 크다. 접해보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적절히 중재하는 운용의 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각 협회서 진지하게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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