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의 고인 침과 이물질을 빨아들이는 데 쓰는 일회용 ‘석션팁’을 다른 환자에게 재활용한다?

생각만해도 아뜩한 가상현실을 실현시키는 치과들이 간간이 있다고.

메탈 석션팁은 세척ㆍ멸균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플라스틱 석션팁은 하늘이 두쪽 나도 한번 썼으면 버려야 하는 일회용.

그러나 두쪽날 때 두쪽날망정 당장 지금 비용절감을 고민해야 하는 팍팍한 개원가, 행여 세척해서 멸균처리하면 재생 가능하려나, 수차례 재활용도 불사한다는데요. 

가볍게 검사만 하고 가는 환자에게 석션팁, 장갑, 위생비닐 등 모든 일회용품을 규정대로 한 번씩만 사용하게 되면 거덜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석션팁의 ‘일회용 운명’을 철저히 거부하는 것.

문제는 감염 위험.

오염된 석션팁이 치료에 사용되면 환자가 바이러스나 곰팡이 균에 노출될 수 있으며 “심하면 B형 간염처럼 혈액을 매개로 감염되는 질병이 석션팁을 통해 옮겨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지적입니다.

정작 당사자인 환자는 입속의 석션팁이 앞선 환자의 그 석션팁인지 알 길 없다는 당혹스런 현실. 

치약의 편입?
현재 의약외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치약과 구강청결제가 ‘화장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지난해 10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는 치약과 구강용품 등을 화장품으로 재분류하자는 내용의 화장품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는데요. 치약의 편입(?)과 관련해 치과계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치아 및 구강 점막용 제품은 구강으로 흡수되는 만큼 부정확한 사용으로 인체에 위해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것.

반면 식약처는 화장품의 범위 자체를 피부·모발 이외에 치아와 구강 점막으로까지 확대할 생각입니다.
다만 모든 치약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요. 식약처 사무관의 부연설명에 따르면 “성분 함유 표시에 불소와 같은 치료제가 들어있지 않은 치약만을 화장품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식약처 구상에 ‘그린라이트’가 켜지며 화장품 계보의 재편성이 이뤄진다면, (치)약이라 쓰고 화장품으로 읽는 날이 올 수도…

저작권자 © 덴탈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