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산협 김한술 회장 전격사퇴 배경은…

전시업체 “정부지원금 돌려 달라” 공개요구 …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병 악화도 영향

▲ 김한술 회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치산협 회장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치산협 김한술 회장이 지난 10일 전격 사퇴했다. 그동안 치산협은 심각한 내홍을 겪어 왔으며, 사실상 회무가 중단된 상태였다. 임원들은 대부분 사퇴했으며, 두 달째 이사회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김한술 회장마저 사퇴하고 말았다. 김한술 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서 밝힌 사퇴배경은 ‘건강상 이유’였다. 실제로 김한술 회장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1월 말엔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업계에선 건강상 이유 외에 사퇴배경엔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다. 그 근거로 김한술 회장은 최소 지난 4일까진 사퇴할 생각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5일엔 신임이사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퇴할 의지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5일 오후 ‘5인 회동’서 갑작스럽게 사퇴의사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김한술 회장이 결정적으로 사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뭘까. 업계에선 ‘중기청 전시지원금 유용의혹 제기’를 꼽고 있다. 2월초 전시업체들 사이에선 치산협이 중기청으로부터 두 번(2011년, 2013년)에 걸쳐 독일 IDS 전시지원금을 받고도, 정작 전시업체들에겐 지원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관계자들이 중기청에 직접 확인한 결과, 7천9백만원의 지원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내용이 2월3일 수십개의 전시업체 대표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됐다. 내용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더구나 전시업체들은 수년이 지났음에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1월 말 정기감사 과정서 정부지원금 내역이 공개됐다. 결과적으로 중기청 전시지원금 문제가 공론화되고 3일 만에 김한술 회장이 사퇴결심을 굳힌 모양새가 됐다. 

이에 대해 김한술 회장은 “일부서 주장하는 정부지원금 유용설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그 예산은 그대로 치산협 통장에 보관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전시지원금 유용여부는 조만간 예정되어 있는 외부회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영희 감사는 “외부회계감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중기청 전시지원금 유용여부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회원사들에게 그대로 공개하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선 전시자금 유용설은 말 그대로 ‘의혹’일 뿐이다.

일부에선 이미 사표수리되거나 해임된 이사들과의 갈등이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으나 결정적 이유는 아닌 듯 하다. 김한술 회장은 지난 해 연말부터 일부이사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은 것은 사실이지만, 1월 15일 사표수리와 해임통보를 통해 조직을 추스리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이후 곧바로 새로운 임원진 구성에 매진해 왔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사임이사들과의 갈등이 결정적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보여진다.

결국 김한술 회장의 사퇴배경엔 중기청 전시지원금 유용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부담감이 컸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병이 악화되면서 전격적인 사퇴를 결심했을 것이란 추론이 타당하다.

한편 치산협은 한대석 당연직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로 결정했다.한 직무대행은 3월 26일로 예정되어 있는 총회까지 치산협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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